강릉의 남쪽 마을인 강문마을의 중심부에 세워진 진또베기. 찾아가 보면 전형적인 솟대의 형상을 지니고 있다. 보통의 경우 진또베기라 하지 않고 솟대, 혹은 짐대, 수막이, 살막이 등으로 불리지만 일반적으로 솟대라도 알려진 조형물인데 강릉에서는 특이하게 진또베기라 부른다. 진또베기는 다른 솟대와 다르지 않은 역활을 한다. 바람, 물, 불의 삼재를 막아주기를 토속신에게 기원하는데 이는 전국적인 솟대의 역할이며 풍수지리와도 연관이 깊다. 즉, 진또베기는 솟대와 마찬가지로 마을의 신앙을 표현하며 아울러 마을의 경계를 나타내거나 수막이나 살막이처럼 마을로 들어오는 나쁜 기운을 막으려는 비보풍수의 형태를 지니고 있다. 특히 이 개념은 육지와 바다, 해변이나 섬을 가리지 않는 개념이다.
또한 진또베기는 풍년,풍어를 빌던 어촌의 성황이다. 성황은 토속신앙이라고 하지만 풍수적으로 살필 때는 전형적인 토속적이고 전형적인 자생풍수의 범주에 든다. 이는 바닷가 어느마을에서나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신앙으로 진또베기가 솟대임을 증명한다. 진또베기는 진(긴)대와 박이의 합성어로서, 박혀있는 긴 막대" 란 뜻이다. 솟대는 이처럼 긴 장대에 오리를 만들어 올리는 것이다.
진또베기는 ‘솟대’의 강릉 사투리로 장승과 함께 마을 지킴이 역할을 하는 신앙대상물로, 형태는 긴 나무 꼭대기에 세 마리의 새가 앉아있는 모양이다. 솟대는 지방마다 다른 형태를 보이는데 오리의 수가 다르기도 하고 바라보는 방향도 반드시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마을마다 다르고 반드시 오리가 아닌 경우도 있다.
강릉의 강문마을의 경우에는 4.5m 정도의 장대 위에 3마리의 나무로 깍은 오리를 올려놓은 모양이다. 간혹 갈매기들이 날아와 앉아 쉬기도 하는데 허수아비를 무서워하지 않는 새들처럼 갈매기도 진또베기를 무서워 하지 않는 모양이다.
강문 마을은 해변가 마을이다. 진또베기는 마을 안쪽에 세워져 있어 반드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바다에 대한 어떤 이념이나 이상만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진또베기의 본래 뜻은 ‘하늘기둥’ ‘나라중앙기둥’이며, 마을에 세워진 진또베기에 소원을 빌며 제사를 지내는 것을 ‘진또베기굿’이라고 한다.
강문마을에서는 지금껏 진또베기 의식이 지켜져 내려오고 있다. 이 마을에서는 정월 대보름, 사월 보름, 팔월 대보름때 여서낭당과 남서낭당에 제사를 올리고 큰 마을굿을 벌이고 있고, 정월은 예축제, 4월은 풍어제, 8월은 추수제로 거행되며 3년에 한 번씩 4월 보름에 큰 굿을 벌인다. 여타 마을에서도 장승을 세우거나 솟대를 만들에 세울때 일정 형식의 굿이나 행사를 가지는데, 아마도 강문마을의 진또베기 굿은 더욱 심화되어 예술의 경지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며 이는 보전해야 할 귀중한 우리 민족의 문화유산이다.
굿의 구성은 제사와 발원굿, 용왕굿, 뱃노래, 놀이굿으로 진행된다. 강문 진또베기 굿은 1979년 전국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문공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1984년 제2회 강원도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신앙성 민속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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