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선조들은 주택을 지을 경우에 천(天), 지(地), 인(人) 합일사상에 그 뜻을 두었다. 천이란 하늘을 뜻하니 곧 지붕이며, 지는 땅을 뜻하니 건물이 앉혀지는 대지와 기단부를 뜻하며, 인이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인 건물 몸체를 가리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사상은 주택을 세울 때 빠져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요소다.
1.정원은 재산(富=地)을 뜻한다
도로가 앞에 있다거나 뒤에 있다거나, 아니면 옆으로 붙어 있건 간에 요철이 없는 네모반듯한 장방형의 대지 모양이 제일이다. 가로 세로의 비율이 1 : 1,618을 황금비율이라고 하며, 이 황금비율에 근접하는 비율을 가진 대지가 가장 이상적이다. 이것은 건물을 앉히고 난 정원의 모양을 거의 정사각형에 근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 1).
그림1.황금비율에 근접하는 비율을 가진 이상적인 대지. 건물을 앉히고 난 후의 정원 형상이 정방형에 거의 가까워진다.정원의 모양은 거주하는 여성과 재산을 뜻한다. 반듯한 정원을 소유했다면 재산이 풍족하다는 의미로 해석이 되며, 그 집에 거주하는 여성은 건강미가 넘쳐 흐른다.
2.건물 몸체는 생산(孫=人)을 뜻한다
3.지붕은 고귀함(貴=天)을 뜻한다.
천기(天氣)를 보존하는 곳은 주택의 지붕이며 고귀(高貴)함을 나타낸다. 지붕은 맞배 지붕, 팔작 지붕, 우진각 지붕이 대표적인 모양이다(그림 5). 맞배 지붕은 강직함을 보이고, 팔작 지붕은 유연한 아름다움을 보이고, 우진각 지붕은 맞배 지붕과 팔작 지붕의 특색을 고루 갖춘 모양을 보여준다. 이 중에서 아침부터 저녘까지 햇빛을 가장 많이 골고루 받아들이는 지붕은 우진각 지붕이며 그 다음이 팔작 지붕이며 마지막이 맞배 지붕이다. 또한 맞배 지붕이나 팔작 지붕은 가장 높은 곳인 용마루 선이 현수곡선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름다움이 있는 반면, 우진각 지붕의 용마루 선은 일직선으로 되어 있어 어느 지붕보다 강인한 인상을 풍긴다. 거기에 용마루 선의 길이가 짧을수록 더욱 강한 힘이 부가된다. 이렇게 본다면 건물 몸체에 올려놓을 지붕의 모양은 우진각 지붕이 제격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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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지붕의 대표적모양. 왼쪽부터 차례로 맞배 지붕,우진각 지붕, 팔작지붕 |
지붕 중에는 소위 슬래브 지붕이라는 것이 있다(그림 6). 이런 지붕은 지붕으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 천기를 보존할 공간이 한 뼘도 없는 지붕으로, 지붕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부공간과 외기 사이에 존재해야 될 완충공간이 없으니 곧 지붕이 없다고 해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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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6. 평평한 슬래브지붕은 천기를 보존할 공간이 없는 것으로 지붕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
4.자연에 순응한 택지를 선택하자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나 도시를 잘 살펴보면 그 나름대로의 보국형성(保局刑成 : 마을이나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산과 그 사이로 흐르는 하천)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곧 건물을 세울 수 있는 입지조건이 좋다는 것이므로 이런 곳에서 부지 선택을 할 경우, 평지(平地)에서는 가능한 한 도로가 앞쪽으로 난 남향의 부지와 가옥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약간의 경사진 곳(非山非野)은 높은 쪽을 뒤로 하고 낮은 쪽을 향해 있는 부지와 가옥을 선택하기 바란다.
이는 곧 자연지세에 순응하는 것이니 동서남북을 따질 필요는 없다.
5.생토(生土)의 택지가 최고다.
좋은 택지의 토질은 비석비토(非石非土)의 생토(生土)를 최고로 친다. 이런 토질이어야 기의 조화가 원활하여 정신이 맑아지고 육체적인 건강도 보장되며, 건강한 정신에서 고귀한 인물도 배출된다. 택지는 넓은 도로에서 많이 떨어진 주거지역을 택할 것이며, 소음이 없고 땅을 타고 울려오는 진동이 없는 곳을 택해야 한다. 특히 땅을 타고 울리는 진동이 있는 곳에서 생활을 하면 수면시 조금씩 스트레스가 축적되어 좋지 않은 징조가 나타나며, 심하면 정신적 장애와 임산부일 경우에는 유산과 기형아의 출산도 염려되므로 각별한 관심을 요한다. 물론 고귀한 인물 또한 배출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6.택지 밑의 수맥(水脈)과 유골(遺骨)은 매우 흉하다.
수맥이란 인간의 실핏줄 같이 땅 밑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는 물줄기를 말한다. 이 물줄기〔水脈〕는 항상 일정량의 수분(물)을 공급받아야 할 필요가 있기에, 땅을 갈라지게 하여 그 틈새로 물이 흘러들 수 있도록 하게 하려는 힘을 내포하고 있다. 그 힘에 단단한 콘크리트 덩어리조차도 이겨내지 못하고 갈라진다. 이러한 수맥을 조사하지 않고 집을 짓거나 건물을 세운다면 오래지 않아 지하실 바닥이 갈라지고 벽이 갈라지는 불상사를 초래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정밀한 기계 또한 고장을 자주 일으키며 설상가상으로 수맥 위에 잠자리를 마련했다면 인체에 많은 해를 받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고혈압으로 인한 뇌졸증, 심장병,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두통과 심하면 유산(流産)까지도 유발된다. 충분한 숙면을 취했어도 피로가 풀리지 않거나 항상 몸이 무거울 때는 일단 수맥을 의심하고 예방책을 구해야 한다.
또 하나 웬만해서는 짚고 넘어가지 않고 소홀히 넘어가는 것이 있는데, 미처 다른 곳으로 이장(移葬)시키지 못한 유골이 있는 경우다. 산비탈을 깎아서 조성한 택지일 경우에 간혹 이러한 사례가 발견되곤 하는데 매우 흉한 조짐이 나타난다. 음택(陰宅)에서 시신(屍身)을 안치할 때 안치하고자 하는 바로 밑에 유골이 있는지 모르고 그대로 매장(埋葬)을 하면 해마다 상(喪)을 당한다. 이렇게 흉한 일이 일어나는 그런 곳에 주택을 짓고서 생활을 하면 정신 이상자가 생기게 되고, 심하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최악의 사태도 발생한다. 다른 곳에 살 때는 아무렇지 않았다가 집을 옮기고 난 후부터 이상증세가 나타난다면 하루라도 빨리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확인하고 파낸 유골은 정성을 다하여 처리해야 뒤탈이 없으니 아울러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