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지내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많은 거주인들이 건물의 배치방법과 내부설계에 따라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영향을 받는다면, 과연 건축법규가 정해 놓은 테두리 안에서 세대 수만 늘려 분양하는 근시안적인 방법은 재고되어야 하지 않을까.
1.야산이 두르고 하천이 흐르는 곳이 최적지
소규모 아파트단지 부지는 주변 여건에 그다지 구애를 받지 않는다. 부지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면(背山臨水) 더 말할 나위없이 좋다 하겠으며, 평지를 보이더라도 아파트를 세우는데는 별 어려움은 없다. 다만 그 부지가 잡동사니로 매립된 곳이거나 복개천(覆蓋川)인 경우는 피해야 한다.
신도시와 같은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부지도 신도시가 들어서기에 합당한 두 가지 필요조건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방을 둘러보아서 야산이 빙 둘러싸고 있는 모양을 보이는 것이 첫번째 조건이며, 하천이 있는 것이 두번째 조건이다. 야산은 바람과 소음, 그리고 공해로부터의 피해를 막아주어 육체적ㆍ정신적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하며, 하천은 정서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며 오염된 공기를 하천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류운동에 의해 신선한 공기로 대체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2.지세(地勢)가 흐르는 방향 따라 배치해야 한다
아파트단지 부지가 완만한 경사도를 보이는 경우를 먼저 배치해 보자. 주택과 마찬가지로 높은 쪽을 뒤로 하고 낮은 쪽으로 건물 방향을 잡아야 한다(그림 28). 동서남북의 향을 고려할 필요 없이 산맥이 흐르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건물을 앉히면 된다. 아파트는 거실에서 바라보는 방향이 정면이 된다. 그러므로 거실의 방향이 낮은 쪽을 향하도록 하고 건물을 앉혀야 정상적인 배치가 된다 하겠다. 곧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전저후고(前低後高) 두 법칙에 부합되는 배치방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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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8. 아파트 부지가 경사를 이루는 경우,높은 쪽을 뒤로 하고 낮은 쪽을 향하여 거실을 배치하도록 방향을 잡는 것이 좋다. |
아파트단지 부지가 평지일 때의 중요한 요소는 아파트 건물을 배치할 때 건물과 건물을 병렬로 배치하든지 아니면 직각(90。)으로 배치시키는 것이다(그림 29). 이럴 경우 전후좌우로 배치된 건물의 영향으로부터 거주자는 피해를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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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29. 아프트 배치에서 주변의 건물 배치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병렬과 직각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
그러면 거주자에게 나쁜 영향을 주는 배치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비스듬하게 건물을 배치시켜 각진 모서리가 이웃한 건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의 배치와(그림 30) 바둑판 모양같이 획일적으로 배치시켜 좁고 긴 골목과도 같은 통로가 생긴 경우이다(그림 31).
그림 30과 같이 비스듬하게 건물을 배치하면 각진 모서리가 바라다 보이는 건물의 거주자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많이 받는다. 자신은 느끼지 못하지만 잠재의식 속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저장되어 간다. 주택 편에서 바로 이웃한 주택의 모서리가 자기 집으로 향하고 있으면 매우 흉(凶)하다 했듯이, 아파트인 경우도 그 정도의 차이만 다를 뿐 결코 좋다고는 할 수 없다. 아파트가 단독주택보다 흉한 영향을 덜 받는 이유는, 인동간격(건물과 건물이 떨어져 있는 거리)이 넓으며 많은 사람이 흉한 기운을 공동으로 분산해서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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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0. 아파트 동을 비스듬하게 배치하면 이웃동의 모서리가 다른 동을 향하게 되므로 좋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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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1. 동을 일렬로 배치해 동 사이에 좁고 긴 통로가 생기는 경우는 좋지 않다. 특히 제일 마지막 동은 통로를 빠져나온 바람을 정면으로 받는 형상이므로 더더욱 좋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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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2. 81과 같은 배치에서는 차라리 마지막 열까지 일렬로 배치하여 바람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주는 편이 낫다. |
세번째로 중요한 사항은 그림 31과 같이 획일적으로 건물을 배치시켜 좁고 긴 통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라는 것이다. 이런 경우 마지막에 서있는 건물은 좁은 통로를 빠져나온 세찬 맞바람을 온몸으로 받는 꼴인데, 그 건물에 사는 거주인들은 한결같이 타건물에 사는 사람들보다 나약해진다. 그림 31과 같이 배치를 할 바에는 아예 바람이 통과하여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 거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현명한 방법이라 하겠다(그림 32).
3.각 세대의 내부공간
현관에는 이중문을 설치하도록 한다 단독주택에서 대문에 해당하는 실질적인 각 세대의 대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경사진 부지의 아파트 배치), 배산임수와 전저후고의 두 법칙이 성립되었으면 나머지 전착후관의 법칙은 현관에서 찾아야 한다.
전착후관은 대문에서 들어오는 곳은 좁으면서 내부로 들어오면 넓게 되도록 하라는 뜻이니, 아파트 현관부분이 여기에 해당되며 현관문을 이중으로 만들면 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서 거실로 들어가기 전에 문을 하나 더 설치하여 현관을 독립된 공간, 즉 완충공간으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그림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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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3. 현관문은 이중문으로 하는 것이 공기의 급격한 섞임을 방지할 수 있다. |
다음은 각 세대의 현관문 위치에 관계된 요소를 알아볼 차례다.
우리 나라 대부분의 중복도식 아파트와 계단식 아파트는 서로 마주보는 세대의 현관문이 일직선상으로 서로 마주보도록 되어 있다.
아파트의 구조 특성상 엘리베이터가 있는 고층 아파트에서 이러한 유형을 보이는데, 서로 마주보는 현관문은 주택 편에서도 말했듯이 마주보는 두 세대 중에 한 세대는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이러한 영향을 서로 받지 않게 하려면 마주보는 세대간의 현관문의 위치를 엇비켜서 설치할 필요가 있는데, 계단식 아파트는 그 특성상 현관문을 서로 엇비키도록 하기엔 어려움이 뒤따르지만, 중복도식 아파트는 조금만 설계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현관문이 서로 마주보는 실수는 더 이상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 그림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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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4. 마주보는 주호의 현관문을 서로 엇갈리게 배치한다. |
거실 형태는 네모반듯하게 거실은 아파트의 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다. 곧 아파트가 서있는 방향이 동향이냐 남향이냐, 아니면 북향인가를 판단하는 근거를 마련해 준다 하겠다. 또 인체에 비유한다면 얼굴이라 하겠으며, 가족들이 집안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니 거실의 모양새는 가족구성원의 성격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네모반듯해야 하며 돌출된 부분이나 함몰된 부분이 없어야 한다.
식당에는 문을 설치하여 거실과 구획되도록 한다 거실에서 지적했듯이 거실과 식당은 문으로 구획되어 있어야 좋다고 했다(그림 35). 이것은 가족의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곳이기 때문이다. 주방 및 식당은 신체건강을 위하여 영양가 풍부한 음식을 제공하는 장소인 동시에 음식물 조리시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는 반대로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곳이다. 이같이 서로 상반된 성격이 함께 공존하는 곳이 식당이니 나쁜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제거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대개 넓은 평수의 아파트는 식당과 주방이 나뉘어져 있으나 작은 평수의 아파트는 하나의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만약 식당과 주방이 서로 나뉘어 있는 곳은 거실과 식당이 문으로 구획되어 있을 경우, 따로 식당과 주방을 문이나 커튼으로 구획할 필요는 없다. 주방 조리시설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냄새를 외부로 배출시킨다는 조건이 성립되는 경우에는 그렇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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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5. 거실과 주방이 마주보고 있는 일반적인 아파트 평면, 이 경우 주방과 거실간을 문으로 구획하여 각각의 공간을 독립적으로 만들어 준다. |
방문과 창문은 대각선 방향으로 엇갈리게 설치하고 열리도록 한다 아파트의 구조는 거의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그래서 그림 36과 같이 1번, 2번 방과 3번, 4번 방의 방문을 서로 열어놓으면 외부 공기가 창문과 방문을 통해서 일직선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 모양을 보더라도 방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곳의 모양이 병목같이 생겨서 방문 부위에서 살풍(煞風)이 생긴다.
살풍은 어린아이나 노약자에게 많은 질병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매우 위험한 요소를 안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살풍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그림 91과 같이 각 세대의 상황에 따라 이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방문의 방향을 틀어서 설치하면 살풍이 생기는 것은 방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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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6. 방 4개가 있는 아파트의 일반적 평면. 각 방의 문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구조로 좋다고 할 수 없다. |
4.아파트는 5층 이하가 로열층이다
아파트는 많은 사람이 공동생활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좋은 기운과 나쁜 기운을 서로가 공유하여 조금씩 나눠 가진다. 단독주택은 한울타리내에서 생활하는 가족만이 좋은 기와 나쁜 기를 공유하여 그 영향력이 큰 반면, 아파트는 그러한 기운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기 때문에 기(氣)의 영향력도 적다.
주택에서 천(天:지붕), 지(地:기단과 정원), 인(人:건물 몸체) 세 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올바른 가상(家相)이 성립된다 하였다. 그러나 아파트는 이 세 요소 중 오직 하나 인(人)의 요소만 있거나, 만약 최상층에 지붕이 있는 경우에는 인과 천 두 요소가 충족되는 불완전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파트는 옥상층을 지붕으로 덮지 않고 슬래브로 처리한다. 이러한 아파트는 오직 인의 요소 하나만 있고 천과 지가 결핍된 가장 불완전한 가상이다.
층수로 본다면 어느 층이 살기에 좋을까. 기존 아파트에서는 8층에서부터 10층까지 정도를 소위 '로열층'이라 하여 다른 층의 세대에 비해 가격도 비싸다. 그러나 이제는 미련하게 웃돈을 얹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어리석은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겠다. 전망이 좋은 곳에서는 더 높은 층이 되겠지만 풍수 개념으로 본 '로열층'은 5층 미만으로 보기 때문이다. 지기가 미치는 범위를 나무가 자랄 수 있는 높이, 즉 10m 안팎이라고 볼 때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풍수 이론은 현대과학으로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상의 지자기는 0.5가우스로 측정되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낮아져 아파트 4층 높이에서는 0.25가우스로 떨어진다. 이렇게 본다면 아파트는 고층보다는 지붕이 덮인 5층 이하의 저층이어야만 살기에 좋다는 결론이 나온다.
5.방위로 판별해 보는 아파트의 복가(福家)
복도식 아파트 모든 아파트의 배합사택〔吉〕과 불배합사택〔凶〕 판별은 각 세대의 중심에서 판별한다. 판별하는 방법은 현관문의 방향과 주(主)가 있는 방향 두 가지를 가지고 판별한다.
그렇다면 어떤 배치를 하면 모든 세대가 배합사택이 되는 결과가 될까. 복도가 동쪽에 있으며 서향을 바라보는 아파트는 1층에서부터 최상층까지의 각 세대 모두가 완전한 배합사택을 이룬다(그림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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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7. 복도를 동쪽에 두고 서향을 바라보는 아파트는 모든 세대가 완전한 배합사택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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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8. 복도가 북서쪽에 있고 남동향을 바라보는 아파트는 모든 세대가 완전한 서사택의 배합사택이 된다. |
모든 세대가 배합사택이 되는 방법이 또 하나 있다. 복도가 북서쪽에 있으며 남동향을 바라보는 아파트도 모든 세대가 완전한 서사택의 배합사택이 되는 경우이다(그림 38).
계단식 아파트 계단식 아파트도 배합사택과 불배합사택은 각 세대의 중심에서 방향을 보고 판별한다.
어느 방향으로 배치해야 모든 세대가 배합사택이 되는 결과를 가져올까. 그림 39번 같이 동향으로 배치된 아파트를 실례로 들어 판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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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9. 동향으로 배치된 계단실형 아파트는 모든 세대가 동사택의 배합사택이 된다. |
이렇듯 동향으로 배치된 계단식 아파트는 모든 세대가 배합사택이 되거나, 아니면 한 층에 한 세대만 불배합사택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남향으로 배치된 아파트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배합사택(吉)이 양산(量産)되는 유익한 결과를 가져온다.
그림 40번 같이 남동향으로 배치된 아파트는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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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0. 남동향으로 배치된 계단실형 아파트. ①번과 ④번 세대는 불배함 사택, ②,③번 세대는 서사택의 배합사택이다. |
남동향으로 배치된 계단식 아파트는 양끝의 두 세대만 불배합사택이며, 중간에 위치한 모든 세대는 배합사택이 된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이것은 한 층에 가급적 많은 세대를 배치할 수록 유익한 결과를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