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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

지금부터 다룰 분야는 주택 내부구조와 대문의 위치 등 설계당시에 직접 활용하여 결론을 지어야만 되는 사항들이다. 가장(家長)이 기거할 방을 어느 쪽에 두어야 하며, 대문의 위치는 어느 곳이고, 부엌은 또 어느 방향이 좋으며, 화장실은 어디 사이에 설치해야 하고, 계단실은 어떻게 설계해야 되는지 등이다.
사람에게는 이(耳), 목(目), 구(口), 비(鼻)가 있어야 하듯이 가상도 문(門), 주(主=房), 주방(廚房: 부엌), 측(厠: 화장실)이 있어야 한다. 이를 가상의 사상(四相)이라고 하며, 집의 기둥과도 같은 중요한 요소다. 그 외에 부수되는 요소로 정원과 담장 등이 있다. 이같은 요건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생기 넘치는 생활주택이 형성되는 것이다.

1.기(氣)의 출입구, 대문
집안으로 들어오는 기(氣)의 출입구이며 밖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이 바로 대문이다. 기분이 좋든 우울하든 간에 대문을 통해서만이 안락한 보금자리로 들어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식구나 또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제일 먼저 반겨주는 대문은 그 집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이 서로 마주대할 때 첫인상이 중요하듯이 대문은 그 집의 첫인상을 가늠하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규모는 집의 크기와 어울리게

대문으로 강한 기운이 들어와야 집안에 좋은 기가 공급되므로 집 규모와 비교해서 적당한 크기거나 약간 커도 무방하다. 집과 비교해서 대문의 크기가 크거나 작다면, 사람의 얼굴로 보았을 때 입이 지나치게 크거나 작은 것과 같다.

집 안쪽으로 열리는 구조가 재산을 불린다

이와 같은 이치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선현들의 가르침에 근거를 두고 있다. 즉 밖으로 대문을 열면 집안의 재산이 밖으로 흩어져 나가는 반면, 안으로 열리는 대문은 재산을 불려주는 요인을 집안으로 끌어들이는 흡인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정원을 청소할 경우에도 대문 쪽에서부터 비질을 시작하여 내부 쪽으로 쓸어들어가는 방법을 택하였으며, 내부에서 대문 쪽으로 쓸어나가는 방식은 재산이 쉽게 없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하여 매우 꺼려했다.

높이가 낮으면 비굴해진다
성인이 허리를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출입할 수 있는 충분한 높이를 가져야 된다. 간혹 멋진 대문을 설치하고 여닫기가 귀찮다고 조그만 쪽문을 만들고 그 쪽문을 통해서 머리와 허리를 숙이고 출입하도록 된 대문이 있다(그림 11). 이러한 문은 드나들기에 불편하기 짝이 없으니 이웃간의 왕래도 줄어들며 결국에는 찾아오는 이도 없이 식구들만 드나드는 집으로 전락한다. 또한 머리와 허리 다치기가 다반사며 그 집에 사는 식구 모두가 점점 비굴해져 간다.

그림11. 머리와 허리를 숙여 들어갈 정도의 쪽문은 사람들을 비굴하게 만든다.

든든한 재료로 튼튼하게
대문을 만드는 재료는 나무, 쇠, 알루미늄 등이 보편화되어 있다. 담장과 어울리면서도 주택건물과 조화되도록 어떤 재료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다만 제작할 때 외부에서 내부가 들여다 보이지 않도록 건실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대문이 내부 공기와 외부 공기가 급격하게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차고문도 대문과 같은 재료를 써서 만드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다른 재료로 변화를 준다고 해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을 따름이다. 대문과 차고문이 한 담장면에 같이 설치될 때는 되도록이면 같은 재료를 써서 외관상 보기 좋도록 하는 편이 좋으며, 차고문도 대문과 같이 건실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대문은 도로면보다 높게
대문은 귀(貴)다. 이처럼 귀한 기가 들어오는 대문은 도로보다 높은 위치에 있어야 된다. 도로보다 1cm라도 높아야 된다는 말이다. 예로부터 우리는 불보다 물이 차는 것을 더 두려워했다. 불이야 타고나면 그만이지만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자리는 남는 것이 없기에 그랬었다. 그래서 대문은 큰 비에도 물이 침범할 수 없도록 높은 위치에 세우라는 것이다.
대문을 도로보다 높은 위치에 세웠다면 대문만 덩그렇게 세워놓지 말고 비와 눈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지붕을 덮어주자. 비와 눈에 젖은 지붕 없는 대문은 쉽게 썩거나 부식되어 미관상 좋지도 않으며 재산상의 손실만 가중시킨다.

2.가장 중심된 공간, 주(主)는 안방이나 거실이 되어야 한다
주(主)라고 하는 것은 주택 내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공간(장소)을 뜻하며 높은 곳, 넓은 곳, 힘〔氣〕이 뭉쳐 있는 곳이 주의 위치가 된다. 현재의 가옥 구조상으로 본다면 마땅히 주인이 거처하는 안방이 되거나 아니면 거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주(主)는 가옥의 형태에 따라 고정불변의 특성이 있으며, 안방이 동쪽에 있다거나 남쪽에 있다고 해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가옥의 설계시 주의 위치에 안방이나 거실을 배치시킬 필요가 있다.
높은 곳의 주란, 예를 들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옥탑 바로 옆에 방을 만들고 그곳에 사람이 거주할 경우를 두고 일컫는 말로써, 옥탑 바로 옆방의 위치가 주가 된다는 말이다. 一자집이든 ㄱ자집이든, 아니면 불규칙 형태의 집이건 간에 상관없이 위층에다 방을 만들었다면 그 방이 주의 위치가 된다 (그림 11). 넓은 곳의 주란, 정확한 주를 정할 수 없는 불규칙적인 형태를 가진 주택에서 주의 위치를 판별하는 방법으로, 내부 구조상 평면적이 가장 넓은 곳, 즉 거실이 주의 위치가 된다(그림 12). 힘이 뭉쳐 있는 곳의 주란, 직사각형의 一자집은 정가운데가 주의 위치가 되고 ㄱ자 집은 꺾인 부분이 주의 위치가 되는, 다시 말하면 주의 위치가 고정불변인 주택을 말하는 것이다. 가로 세로의 비율이 1 : 2가 넘지 않는 직사각의 나무토막은 부러뜨리기가 매우 힘들며, 대나무의 마디나 나무의 꺾이는 부분은 다른 부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는 것이 주의 위치가 고정불변이 되는 이유다(그림 13).

그림11. 상층에 방을 만들었다면 그 방이 주가 된다. 그림12.불규칙한 평면형태의 주택에서는 평면구조상 가장 넓은 면적의 공간, 즉 거실을 주로 본다


그림13.
ㅡ자형 주택에서는 가운데가, ㄱ자 모양의 집에서는 꺾인 부분이 주가 된다.

주(主)의 위치에 안방이나 거실이 배치된다면 지켜야할 사항이 몇 개 있다.
1. 안방과 거실은 집 중앙에 배치한다.
2. 안정감과 권위가 들도록 한다.
3. 모양은 길지 않고 네모반듯하게 한다.
4. 안방이나 거실 밑으로 차고(車庫)를 만들지 않는다.
5. 안방 위로 욕실이나 화장실을 만들지 않는다.
6. 안방은 주인이 거처하도록 한다.

3.식(食)의 공간은 정갈하게, 주방(廚房;부엌)
의(衣), 식(食), 주(住)가 중요했던 시절에는 의, 식, 주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사계절이 저마다의 뚜렷한 특성을 보이고 있는 우리의 환경을 보더라도 의, 식, 주 문제는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음을 알 수 있으며, 사시사철 곡식의 수확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았던 시절의 식량문제는 의, 식, 주 중에서도 가장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과학이 발달하고 농업생산 기술이 발달하여 곡식의 증산이 가능해지면서부터는 식량 걱정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또한 생활도 윤택해지면서 주방의 기능도 예전과는 비교가 될 수 없는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나무나 연탄을 사용하여 난방과 조리를 했던 재래식 부엌의 구조는 그 성격상 마루나 방바닥보다 낮은 위치에 있었으며, 당연히 내부와 단절된 외부공간에 가까운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난방의 역할은 보일러가 분담하고, 주방은 음식물 조리와 식사를 하는 공간으로 그 성격이 바뀌면서 거의 거실에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방의 위상도 높아져서 주택 내부공간을 이루는 중요한 한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서양식 시설로 꾸며져 주부들의 가사노동이 최소한으로 줄어든 주방은 이제 식구들의 건강을 책임질 좋은 음식을 조리하는 공간이 된다.

4.욕실공간은 건조하게
예전의 재래식 화장실은 집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좋았다. 대문과 서로 마주 보이는 곳도 피하라 하였고, 특히 대문 바로 옆에 화장실이 있는 집은 매우 흉(凶)하다 하여 드나들기를 꺼려했다. 대문과 서로 마주보는 화장실은 대문을 들어서는 사람과 화장실에서 나오는 사람이 마주칠 경우 서로가 겸연쩍기 때문이며, 대문 바로 옆의 화장실은 그 집을 드나들 때마다 부패가스가 코를 자극하니 자연히 발길이 뜸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수세식 화장실은 분명 악취 발생요인을 위생적으로 처리한 좋은 실례다. 재래식 화장실이 위생적인 수세식으로 바뀌면서부터 화장실은 욕실과 같이 쓰는 한 공간으로 인식되어 집 내부로 들어온다. 이제 좁은 집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한 개만 설치되는 반면, 넓은 집에서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과 프라이버시와 편리함을 추구하여 개개의 방마다 따로이 화장실을 설치하여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까 한 집안에 한 개 또는 여러 개의 화장실이 설치된 것이다.
화장실을 많이 만들면 가족의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시멘트에서 나오는 독소나 화학제품에서 나오는 독소, 심지어는 뜨거운 수증기에서도 독소는 나오는데, 설상가상으로 화장실에서조차도 시공이 불량하여 독소가 머리 위에서 뿜어져 나온다면 가족의 건강이 어떠하리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 하겠다.
화장실은 환기가 잘 되도록 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생활의 지혜라 하겠다. 위층에는 공동화장실 하나면 족하다.

5.방문과 창은 대각선 방향으로 서로 엇갈리게 설치한다
우리 나라 건축법규를 보면, 주택의 거실(방)에 채광을 위하여 설치하는 창문 등의 면적은 그 거실 바닥면적의 10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고, 환기를 위하여는 그 거실 바닥면적의 20분의 1 이상의 면적을 확보하도록 되어 있다. 채광과 환기를 위한 창의 면적만 확보하면 벽면이나 천장 아무 곳에나 창을 만들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어느 위치에 얼마의 높이까지 창을 만들라는 말은 없다. 방문과 창의 함수관계를 기술해 놓은 조항 또한 어디에도 없다. 오로지 채광과 환기에 필요한 면적만 강제적으로 확보하도록 해놓았으며, 어떤 위치에 어떻게 달아야만 환기가 수월하게 되는지의 자세한 설명은 없다. 그저 설계를 맡은 건축가의 재량에 의해 그 높이와 위치가 결정될 뿐이다. 방문과 창(창문)도 기(氣)가 출입하는 곳이다. 바꿔 말하면, 방문이나 창으로 들어온 맑은 기운이 가능한 한 오랜 시간을 흐트러짐 없이 거실에서 머물다 다시 들어온 곳을 통하여 외부로 빠져나가는 순환과정의 창구가 바로 방문과 창인 것이다. 방문이나 창문을 열고 닫을 때는 서로 다른 성질의 기가 서로 섞여 다시 새로운 기와 접촉할 때까지 거실 내에서 천천히 둥글게 움직이며 순환한다. 이렇게 거실 내에서 순환하는 기는 방문과 창의 배치상황에 따라 맑은 기가 될 수도 있으며 탁한 기가 될 수도 있다. 서로 성질이 다른 기를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려면 방문과 창의 배치는 서로 대각선 방향이 되어야 한다(그림 14의 ① ② ③ ④). 그러나 서로 마주보는 방문과 창을 통하여 들어온 기는 서로가 맑은 기운이 있었다고 해도 급격하게 뒤섞임으로써 그 본래의 맑은 기운이 흐트러져 탁한 기운으로 변질된다(그림 15).

그림14. 방문과 창의 배치는 서로 대각선 방향이
되도록한다.
그림15.문과 창문이 마주보고 있으면 각각의 기가
급격히 뒤섞여 탁한 기운을 만들어 낸다.

또한 서로 마주보는 방문(그림 16)도 탁한 기운을 유발하니 서로 엇비껴 설치하도록 해야 한다(그림 16-1). 맑은 기가 도는 거실은 사람을 밝고 명랑하게 만들지만 탁한 기가 흐르는 곳은 어둡고 의기소침하게 만든다. 또한 창은 거실의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고 신선한 공기를 받아들이는 창구 역할을 한다. 거실 내부의 오염된 공기를 신속하고 완전하게 밖으로 배출하고 신선한 공기를 내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창의 설치를 올바르게 해야 한다.

그림16. 마주보는 방문은 탁한 기운을 유발한다. 그림16-1.방문끼리 서로 마주보지 않도록 한다.

오염된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창문이 천장 높이까지 열리도록 설치되어야 한다(그림 17). 그렇지 않고 창문이 낮게 설치되어 있으면 그 윗부분의 오염된 공기는 빠져나가지 못하고 항상 천장 부근에 정체되어 두통을 유발시키는 작용을 한다(그림 18). 기존의 창문이 천장 높이에 못미쳐 설치되어 있는 거실은 천장 높이에 환풍기를 설치하여 오염된 공기를 완벽하게 배출시킬 필요가 있다.

그림17.바른 창문 설치
오염된 공기는 천장 부근에 무물기 마련이므로
창문은 천장 높이까지 열리도록 설치되어야 한다.

그림18.나쁜 창문 설치
창문이 낮게 설치되어 있으면 윗부분의 오염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된다.

6.계단실은 독립된 공간으로 구획한다
여기서 설명할 계단은 주택 외부계단이 아니고 내부에 설치된 계단이다.
계단은 따로 계단실을 만들어 독립된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아래층과 위층의 서로 다른 기운의 공기가 마구잡이로 뒤섞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계단실이 따로 구획되어 있지 않고 아래층과 위층이 계단을 통해 하나의 공간으로 되어 있으면 더운 공기는 위층으로만 올라가고 찬 공기는 아래층으로만 몰리는 대류현상이 발생하여 위아래층의 온도 차이가 많이 나게 된다. 이렇게 주택 내부의 온도 차이에 기복이 많으면 신체의 건강에 이상이 자주 발생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아래층 거실과 위층의 거실에서 계단실로 출입하는 문을 설치한 구조의 계단실이 필요하다(그림 19). 이것은 계단실을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하는 완충공간의 성격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계단실은 될 수 있으면 현관과 같이 묶어 하나의 공간으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관은 집 가운데에 위치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개 한쪽으로 치우쳐 설치되기 마련이다. 이렇게 현관을 통하여 집 내부로 들어와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이 하나의 공간으로 구획된다면 위아래층 거실의 공간은 모습이 반듯하게 되어 각 실의 분할이 수월해지고 안정감도 든다.

그림19. 계단실과 현관은 하나로 묶어 문으로 구획한다.

7.정원은 높낮이가 없고 네모반듯해야 길상
정원은 다른 말로 뜰이라고도 하지만 정확한 어원을 살펴보면 '특히 잘 가꾸어 놓은 넓은 뜰'을 가리켜 정원이라 한다고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정성을 들여야만 정원이란 호칭을 다는 것이며 비어 있는 공간이라고 해서 모두 정원은 아니란 뜻이다. 정원은 높낮이(高低)가 없이 반듯한 정방형(정사각형) 모양이 가장 이상적이다.
정사각형 공간내에서는 공기의 순환이 매우 순조롭기 때문이다. 공기는 원래 둥글게 순환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원형의 공간이나 정팔각형 공간, 또는 정육각형 공간으로 정원을 만든다면 공기의 순환은 더욱 부드럽고 순조러워지겠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택지의 여건상 그런 모양으로 정원을 만들기란 매우 불합리하고도 비능률적이라 하겠다. 그런 반면, 원형의 모양에 가장 근접한 정사각형 모양은 합리적이고도 택지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기에 정원의 모양은 가능한 한 담장의 모양에 굴곡이 없는 반듯한 정사각형 모양으로 하라는 것이다.
정원 중심부는 불필요하게 많은 초목(草木)은 심지 말고 잔디공간으로만 남겨두는 것이 좋다. 나무와 화초는 담 벽을 따라 조성하되 정원 구석의 각진 부분에 큰 나무(지붕 높이보다 높지 않은 나무)를 심으면, 담으로 둘러싸인 사각형 모양의 정원은 원형에 가깝도록 유도되어 공기의 순환은 더욱 부드러워지고 아늑한 느낌마저 들게 된다(그림 20). 정원석도 정원을 둥글게 만드는 데 한몫을 한다. 정원 구석에 나무 심을 공간을 정원보다 조금 높여 둥글게 만들 때 자연석을 조금만 이용하면 운치가 있다.

그림20. 정원은 잔디공간으로 남겨두되, 담장을 따라 식수를 조성하고 큰나무는 구석부분에 심으면 정원의 형태는 더욱 원에 가깝도록 유도된다.

정원에 우물이나 연못이 있으면 불길(不吉)하다 한다. 수도가 들어오고 난 후에는 정원에 우물은 거의 사라졌으나 생활이 윤택해지면서부터 연못을 만드는 집이 많이 늘어났다. 전부터 사용해 왔던 우물이나 비상시를 대비해서 판 우물이 사시사철 항상 같은 수위를 보이며 식수(食水)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면 이런 우물은 있는 것이 유익하다.
반면에, 비가 내린 후에는 수위가 올랐다가 가뭄이 들면 밑바닥을 내보이는 우물은 없는 것이 차라리 속편하다. 이런 우물을 채우는 물은 건수(乾水 : 늘 솟는 물이 아니고 비가 내린 뒤에만 땅속에 스몄던 물이 한때 솟아올라 괴는 물)라 해서 식수로는 부적합한 물이다. 이런 물이 괴어 있는 우물은 물이 증발하면서 부패가스를 방출하며 이 부패가스가 정원에 가득 퍼지면서 그 집안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원에 만든 연못도 항상 물이 고여 있는 부분이다. 고여 있는 물은 쉽게 썩기 마련이다. 연못의 물을 자주 갈아준다거나 항상 새로운 물이 흘러들도록 만들어 놓았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정서적으로도 유익함을 주니 권장할 사항이라 하겠다. 문제는 수시로 돌보지 않고 불결한 상태로 방치해 놓았을 경우다. 우물과 마찬가지로 고여 있는 물에서 발산되는 부패가스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 호흡기를 통해 침입하여 건강을 해치고 피부에 들러붙어 피부병을 유발시킨다. 연못을 관리하기가 어려울 때는 물을 채워놓지 말고 건조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아무런 해가 없다.

8.담장은 높이가 일정해야 한다
음택(陰宅)에서 말하는 좌청룡(左靑龍)과 우백호(右白虎)와 같은 맥락으로 하여 발전한 것이 바로 주택을 둘러싼 담장이다(그림 38). 담장의 역할은 외부로부터의 바람, 먼지, 도적의 침입을 방지하는 데 있으며, 담장으로 둘러싸인 주거공간을 아늑함과 안전감이 들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담장은 얼마의 높이를 가져야 하나. 담장이 낮으면 프라이버시가 침해당하고 외부인의 침입에 항상 신경이 쓰이는 반면, 너무 높으면 이웃과 소외되어 외부와 단절된 고립무원(孤立無援) 상태에 놓여진다. 개개인의 취향은 서로 다르더라도 외부에서 넘겨다 보기에 다소 어려운 높이를 가져야 아늑함과 안정감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공통적으로 일치하는 사항이라 하겠다. 한국인의 평균신장에서 발뒤꿈치를 든 눈높이가 160cm에서 170cm이니 담장의 높이가 180cm면 집안 내부는 들여다 보이지 않는다 하겠으나, 신장이 그 이상인 사람도 상당수 있으므로 담장의 최소한의 높이는 210cm는 되어야 하며, 그 이상이라도 240cm는 넘지 않아야 된다. 담장의 구조는 재료를 벽돌, 석재, 흙, 나무 등을 썼더라도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적당한 높이와 밀폐형 구조의 담장으로 둘러싸여진 주택은 그 내부공기의 순환이 순조로우니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며, 쇠파이프로 만든 대문과 마찬가지로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구조라면 담장으로서의 기능은 반감된 것이나 다름 없다.

9.부속건물은 주 건물보다 규모도 작고, 높이도 낮아야 한다
부속건물은 어떠한 경우라도 주된 건물보다 높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본 건물 옆이나 앞쪽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한옥에서도 선인(先人)을 모신 사당이 본 건물보다 높은 위치에 있을지라도 사당건물 자체의 높이가 본 건물보다 낮게 되어 있듯이 양택(陽宅)에서는 본 건물이 최고의 높이를 가져야 한다. 따라서 담장으로 둘러친 공간내의 부속건물의 용도가 주거용일 경우는 평수가 본 건물보다 작아야 되며 지붕 높이 또한 낮아야 된다(그림 21).

그림21. 부속건물으 본건물보다
높아도 낮고 규모도 작아야 한다.

10. 집 모양의 허허실실
* 오허(五虛)
1. 집은 큰데 식구가 적은 것.
2. 대문은 크고 집이 작은 것.
3. 창문이나 담장이 부실한 것.
4. 우물이나 부엌이 제자리에 있지 않은 것.
5. 대지는 넓은데 건물이 작은 것.
* 오실(五實)
1. 집은 작은데 식구가 많은 것.
2. 집 규모에 비하여 문이 작은 것.
3. 담장이 반듯한 것.
4. 집은 작은데 가축이 많은 것.
5. 물이 동남쪽으로 흐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