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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낭당(성황당)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05-16 조회수 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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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서낭당이란 서낭신에게 제사하기 위한 제단을 의미한다. 또한 일정한 구역이나 일정한 사물을 의미하기도 하는 말이다. 전국적으로 분포하여 지방색을 띠고 있으며 일정 인물을 지칭하여 주신(主神)의 개념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서낭, 성황으로 불리지만 지방에 따라 성황당(城隍堂), 할미당(전라남도), 천왕당(경상북도), 국사당(國師堂;평안도) 등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성황이라 불리지만 그 역활이나 그 믿음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 것은 단순히 지방색만은 아니다. 삼신(三神) 할머니를 의미하는 할미당이나 단군을 의미하는 국사당도 있다. 즉 성황은 단순한 역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연관성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중국에도 성황이 있다. 특히 [총회선창]으로 대별되며 이후 창극(唱劇)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성황은 중요한 모티브를 제시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국의 서낭이 중국의 성황(城隍)에서 유래하였다 하나 그 역사성으로 연관성의 인과관게는 분명치 않으며 현재의 판단으로는 한국의 서낭은 고유의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황은 한국의 성황과 많은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름이 다를 뿐, 전세계적으로 성황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토속신앙은 적지 않다.

한국의 서낭신은 토지와 마을을 수호하는 신으로서 최근까지 가장 널리 제사지내던 신이다. 지극히 간단하고 지극히 자유로우며 주변에 있는 신이었다. 한국의 가정에서 조왕신 이나 토지신을 모시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서낭신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만물에 신격을 부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서낭당은 서낭신의 봉안처인 동시에 기도처로 나타난다. 특히 마을 앞의 커다란 나무가 신당이나 서낭당이 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돌무더기만 쌓여있는 경우도 있다. 보통 신수(神樹)에 잡석을 쌓은 돌무더기거나 돌무더기만 있는 경우도 있다. 흔한 경우는 신수에 당집이 복합되어 있는 형태로 이와같은 서낭당은 대부분 고갯마루, 한길 옆, 부락이나 사찰 입구 등 전국 도처에서 발견되는 민간의 보편화된 신당(神堂)이다.

서낭신앙에는 내세관이나 인간의 정신세계에 대한 이상이 없다. 따라서 고등 종교로 발전하지 못하였다. 고등종교는 내세관과 죽음이후의 종교관이 결부되어야 하는데 서낭당은 그와 같은 논리성을 가지지 못했다.

서낭당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실생활의 문제로써 액, 질병, 재해, 호환(虎患) 등을 막아주는 부락수호의 관습에서 비롯된다. 마을을 지켜주는 역할을 부여하였는데 마을 입구에 신수나 나무, 돌무더기가 많은 이유가 이에 유래한다. 즉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는 마을 입구에 세울 필요가 있었다.

서낭당은 다양한 형태인데 나무에 걸어놓은 헝겁조각, 상인이 재물과 이익을 위해 걸어놓은 짚신조각 등도 있다. 또한 길에서 떠도는 악령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돌무더기 위에 돌을 던지거나 침을 뱉는다. 때로는 병든 사람을 고쳐달라고 빌기도 하고 먼길 떠나는 사람들이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하고 때로는 무당이 굿을 하는 장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정초에는 여성들이 간단한 제물을 차려놓고 가정의 무병무사를 빈다.

오랜 문화의 유산이기는 하나 현재는 별로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과학의 발달로 인해 돌무더기나 나무가 인간에게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지독하게 배척적인 서양종교의 유입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동·영남지방에서는 신당을 가지고 대규모 서낭굿을 하는데 동해안 별신굿이나 강릉 단오제가 대표적 예다.

서낭당은 종교와 풍속, 그리고 풍수위 중간점에 머물고 있는 특이한 존재다. 그렇다고 풍수가 미신과 연관이 깊다는 것은 아니다. 풍수를 미신이라 여기는 사람이라면 서낭당도 풍수라 여길 것이다. 그러나 풍수와 서낭당 역시 과학적이고 논리적이다. 즉 풍수가 자연과학에 바탕을 두고 있듯이 서낭당도 자연과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서낭당의 사상은 풍수와 비슷하게 부합된다. 마을로 들아오는 질병을 막기 위해 마을 입구에 세우는 것은 풍수에서 비보림으로 수구막이나 동수를 세우는 것과 동일하다. 언덕베기에 세우는 것은 풍수에서 마을 어귀나 마을 입구의 언덕에 정자를 세워 마을로 오는 사람들을 감시한다는 점에서 유사함이 있다. 마을입구의 산아래에 돌을 쌓는 행위는 마을의 입구를 막는 수구막이의 역활과 더불어 선돌의 의미, 혹은 전쟁이 일어날 경우 투석전을 위한 무기 비축의 의미도 있다.

풍수는 과학 이전에 한 나라의 역사다. 한 나라의 풍습이며 자연과학의 집합체이고 응집된 모습이다. 따라서 풍수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지역적으로 어울리고 국가적으로 부합되는 문화로 발달하였다. 따라서 동양의 풍수가 서양에서는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무분별한 수입이나 외국의 좋은 점이 한국에 무조건 어울리거나 들어맞는 다는 식의 사고는 금물이다.

한국에도 지역적으로 잡다한 문화가 적지 않다. 흔히 무속, 미신으로 치부되는 문화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지극히 과학적이고 토속적인 것이 적지 않다. 풍습이 문화성을 가지고 논리적인 사고로 정의되면 바로 풍수로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서낭도 넓게는 풍수의 일환으로 사고를 할 수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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