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사에서 만나는 명당의 조건
경상북도 경주시(慶州市) 양북면(陽北面) 호암리(虎巖里) 함월산(含月山) 기슭에 기림사가 있다. 기림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의 말사다. 과거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가 기림사에 있었다.
643년(선덕여왕 12) 천축국(天竺國)의 승려 광유(光有)가 창건하여 임정사(林井寺)라부르던 것을, 뒤에 원효(元曉)가 중창하여 머무르면서 기림사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기림사란 부처님 생존 때에 세워졌던 인도의 기원정사(祇園精舍)를 뜻한다.
문화재로는 보물 제415호로 지정된 건칠보살좌상과 보물 제833호로 지정된 대적광전(大寂光殿)이 있으며 목탑지(木塔址)·석조치미·문적(文籍) 등이 있다. 그 밖에 오정수(五井水)가 유명하였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생전에 제자들과 함께 수행했던 승원 중에서 첫 손에 꼽히는 것이 기원정사와 죽림 정사이다. 특히 기원정사는 깨달음을 얻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23번의 하안거를 보내신 곳이다. 그 기원정사의 숲을 기림(祇林)이라 하니 경주 함월산 기림사는 그런 연유에서 붙인 이름이다.
가람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왼쪽에 약사전, 맞은편에 진남루, 오른쪽으로 응진전, 수령이 500년 넘는다는 큰 보리수나무와 목탑터가 있다
둘째는 최근 불사한 삼천불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관음전, 삼성각과 요사채등이 있는 곳이다.
셋째는 유물관과 함월전시관이 있고 그 옆에 매월당 김시습 사당을 볼 수 있다.
풍수적으로 파악하면 금강문에서 종루를 지나고 진남루를 지나 대적광전과 약사전, 그리고 관음전까지 하나의 당판이다.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지나기 전 굽어진 경사로에서 바라보면 당판의 전순이 보이는데 좁은 시냇물을 건너 반대편에서 보면 전순이 3개인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3개의 전순은 각기 뾰족한 꽃잎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치 어떤 짐승이 발을 뻗고 물을 마시는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금구하수형이라고 할 수 있는 당판에 당우들이 서 있는 모습이다.
즉 비로자나불을 모신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왼쪽에 약사전, 맞은편에 진남루, 오른쪽으로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 214호 응진전, 수령이 500년 넘는다는 큰 보리수나무와 목탑터, 그리고 목탑터에 세워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05호 3층석탑이 있는 공간 전체가 하나의 당판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음택 기준으로 보면 혈심이 있다는 것이고 형상으로 보면 온화한 기운이 흐르는 양택지로서도 적격이다.
관음전을 지나면 삼천불을 모시는 삼천불전과 삼성각, 명부전은 당판에 이르는 용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건물을 지으며 평탄화되어 기맥의 흔적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대적광전에서 바라보면 기림사의 주산은 둥근 형태를 지닌 금형산임을 알수 있다. 금형산은 온화함을 주는 산으로 재산과 관계있고 대가람일수록 이처럼 유하고 둥근 금형을 주산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는 금형산이 보여주는 기운뿐 아니라 금형산은 대부분 박환이 잘 된 땅이고 대형 산이라 주변에 커다란 터가 나오기 쉽기 때문으로 본다. 즉 전형적인 양택지라는 의미이다.
기림사는 풍수상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한데 풍수상 용이 날고 봉황이 춤추는 듯 봉우리가 둘린 함월산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한 마리의 영험한 거북이 물을 마신다는 형상인데 이는 영구음수형(靈龜飮水形)이라고 한다. 비슷한 형상으로 금구하수형(金龜下水形)이 있다. 특히 금구하수나 영구음수형의 조건으로는 앞쪽에 커다란 물이 있어야 하는데 이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금구나 영구의 경우 두개의 지각이 있어야 하는데 이 절에서는 두개의 지각을 찾아보기 힘들다. 즉 우선의 방향으로 돌출된 지각을 인정한다고 해도 좌측은 물이 크게 휘돌아 지각을 만들지 못했다.
산세는 울산의 무룡산과 함월산이 만나 산의 기운이 머무는 곳으로 밖에서 기림사를 볼 수 없으나 기림사에서는 밖을 볼 수 있어 은거지로 적당한 위치다. 안에서는 밖을 보고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없으니 풍수의 조건을 갖추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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