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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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개천가의 정하마애비로자나불좌상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07-05 조회수 5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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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충북 청주시 상당구 정하동 9-1번지!
마애비로자나불좌상이 위치한 곳이다. 중부고속국도 서청주 인터체인지를 나서 시청방향으로 약 300미터를 달려 서청주교사거리에서 좌회전하는 길로 들어서 제2순환로를 타고 약 2.4키로미터 정도를 달리면 무심천이 나타난다. 이 길을 따라 계속 직진하면 주중4거리와 주성4거리를 만난다.
무심천을 건너기 전에 좌측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타나고 입구에 정하동을 알리는 간판이 달려있다. 청주에서 정북동 토성가는 길 중간이다. 이 길을 따라 약 200여미터를 들어서면 다리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보면 건너편에 산자락 하나가 기세좋게 달려오고 그 끝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물을 향한 바위에 마애불이 새겨져 있다
청주 정하동 마애비로자나불은 유형문화재 제113호로 지정되어 새터초교 주변 돌산에 조성되어 있다. 나말여초(9세기 후반)에 조성된 비로자나불로 높이가 3.2미터이며 동남향 하고 있다. .
이 불상은 속칭 돌산으로 불리는 바위산에서 돌출된 판석형의 자연암반에 선각된 마애불로 보존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화려한 연꽃받침위에 결가부좌한 이 마애불은 머리에는 둥근형태의 두광이 표현되었고 모관을 썼다. 그리고 이마에는 백호를 끼웠던 구멍이 있으며 양쪽 귀는 큼직하며, 목에는 삼도가 뚜렷하고 당당한 어깨 등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 법의는 통견으로서 양팔에 걸쳐 대칭을 이루고 옷무늬가 유려하게 조각되어 무릎까지 덮고 있다. 수인은 왼손의 둘째손가락을 오른손으로 잡은 지권인을 결하고 있어 비로자나불임을 나타낸다.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 바위는 위로 길쭉한 직사각형의 모양을 취하고 있는데 다소 특이한 느낌을 준다. 얼굴과 상체는 얕은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어 입체감이 있어 보이나 하체는 선으로 그리듯이 새겨 놓았다. 바위 구조상 하체는 앞으로 툭 튀어 나온 바위 면에 새겼다.
이 불상은 전체적으로 단정한 자세로 보이고 유려한 조각수법이 돋보이며,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유래를 찾을 수 없는 관모를 쓴 비로자나불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동일암면 하단의 약간 돌출된 부분을 이용하여 연화대좌를 조각한 것도 특이하다. 조성년대는 조각양식으로 보아 통일신라 하대의 9세기 후반으로 추정된다. 불상의 규모는 전체높이 323cm, 머리높이 65cm,연화대좌 높이 45cm, 연화대좌 폭 214cm이다.
모든 나라의 문화유산은 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단순히 고등종교뿐 아니라 민속이나 미신이라고 불리는 토속종교와 하등종교도 문화유산으로 인정을 받아야 한다. 이는 종교가 인간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인 것이다. 한국도 오랜 세월동안 수많은 종교가 할거하였다. 미신으로 치부되기도 하고 배척당한 하등종교는 물론이고 무당이나 토속신앙까지.......
외래종교로 가장 영향을 미친 종교는 역시 불교다. 비로자나불이란 불교의 법신불(法身佛)을 이르는 말이다. 말 그대로 진리(法)의 몸(身)이란 뜻으로 불교의 진리 그 자체를 인격화해서 모시는 부처님이다. 비로자나불은 신라시대의 고승인 <의상대사>가 개창한 화엄종에서 주존불로 모시는 부처인데 비로자나불의 손모양은 왼손의 검지를 세우고 오른손으로 감싸쥔 지권인(指拳印)의 형태를 취한다. 이는 오른손의 불계와 왼손의 중생계가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정하마애비로자나불좌상이 있는 곳은 하천변이다. 최근에는 불상 앞의 소하천을 복개하고 정비함으로써 참배나 관람이 편하다. 주변에 잔디를 가꾸어 살펴보거나 참배하기 편하게 하였는데 안타까운 것은 외국 잔디를 깐 것이다.
이곳은 시내에서 조금 떨어져 많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지만, 이 불상과 인근의 정북동 토성으로 보아 청주의 초기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던 곳이다. 천년의 세월을 이겨내고 아직도 미소짓고 계신 부처님과 전국에서 그 원형이 가장 잘 남아있는 평지 방형의 정북동토성, 그리고 미호천변의 시원한 바람이 찾는 사람을 반긴다.
이 마애불은 신앙의 상징이다. 언뜻 보아서는 산자락 끝에 자리하고 있어 물을 바라보기는 하나 순행하는 위치라 풍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보여진다. 그러나 풍수에서 음택을 하나의 이론으로 받아들이고 기(氣)를 느끼고 찾는 실천과 수련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면 정하마애비로자나불좌상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바위는 기맥의 증거다. 정하마애비로자나불좌상은 종교의 가치와 영속성을 의미하는 듯 하지만 풍수를 익히고 배우는 사람들에게는 바로 기의 수련장소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보여주고 있다. 산자락 끝을 막고 있는 바위가 기의 정지와 뭉침을 보여주는 좋은 학습장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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