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암은 봉화군 전통사찰 중의 하나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고찰이다. 소천면 소재지인 현동리에서 낙동강의 지류인 현동천을 따라 태백 방향으로 31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약 8km 정도 떨어진 황평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는 고선1리에 있다. 입구에는 봉화학생야영장 표시가 있어 표식이 된다. 여기서부터는 홍제암까지 약 3km 정도의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물이 맑은 절경의 경치를 보여준다. 이 계곡을 고선계곡, 또는 홍제사 계곡이라 한다. 차고 깨끗한 물과 우거진 숲이 절경이다. 홍제암으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2006년 7월 18일, 사실 지난 일주일동안 무척이나 많은 비가 왔는데 혹자는 1000년에 한번 오는 비라고 하기도할 정도였다. 계곡 곳곳이 물이 넘치고 있었지만 봉화는 그다지 물난리가 없어 보였다. 강원도 태백 이북은 물난리가 났다는데 너무도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봉화는 보기 드물게 높은 산지마을이다. 산과 산 사이의 너른 들은 농부의 부지런함으로 반듯반듯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31번국도는 태백으로 난 길이고 울창한 숲으로 계곡을 따라 굽이굽이 몇 굽이를 돌고 돌아도 초록이 넘치고 있었다. 영주 부석사에서 총무의 소임을 맡은 범종스님의 안내로 어렵지 않게 길을 찾았다. 봉화읍에서 36번 국도를 자동차로 30분 정도 달려서 노룻재를 관통하는 긴 현동터널을 빠져나오면 소천면 소재지인 현동이 나온다. 거기서 왼쪽으로 현동천을 따라 5분쯤 가면 황평이 나온다. 학생야영장이 있는 계곡을 따라 죽 올라가면 여기가 바로 고선1리이고 이 계곡이 바로 고선계곡이다. 이 길이 끝나는 곳에 홍제사가 있다. 이곳 마을의 이름이 고선이라 한다. 고선이란 동네 이름은 예로부터 착한 사람이 살고 있는 동네란 뜻이란다. 옛날에는 동해안의 행상들이 소금과 어물을 실어 나를 때, 이곳에서 묵어가면서 전을 펴고 장사를 하던 점포가 있을 정도로 번성했고, 또 한때는 광산이 개발되어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은 다 폐광되고 옥광산이 하나 있을 뿐으로 전체 가구수는 50 가구도 채 되지 않는다. 설명은 쉽지만 막상 달려보면 제법 먼 거리다. 한참을 달려도 표지판 하나 없는 홍제암은 태백에 다가도록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스님 말씀에는 아무나 편히 출입을 할 수 있는 곳은 아니라 한다. 봉화학생 야영장이라고 쓰여진 길을 따라 오르니 야영장이 나오고 계곡을 건너 다시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시멘트 길을 따라 오르자 다시 개울을 건너고 바로 길이 삼거리인데 좌측길이다.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 1-3번지라는 주소로는 찾기가 어렵고 홍제암으로 오르려면 홍점마을에서 세거리골로 가면 된다. 조금 오르니 녹슨 철문에 “수행을 위해 참배객의 출입을 통제한다.”고 적혀 있다. 이 길을 따라 오르니 불과 500미터도 가지 못해 깊숙한 산속에 자리한 홍제암이 나타난다. 당우라고 해 보아야 한채 뿐으로 법당이 조금 특이하여 마치 대가집의 안채 같은 느낌을 주지만 건물 양식은 특이하다. “도반이 이곳에 계신지요?” 범종스님은 아니라고 대답하시지만 이곳이 좋은 곳이라는 것은 아신단다. 다가가 보니 당우라고 해 보아야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긴 형태의 건물 하나뿐이고 처마 밑에는 앙증맞은 범종이 있는데 특이하게 유두가 16개다. 한국의 범종은 대개 유두가 9개라는 것을 상기하면 참으로 특이한 종이다. 절의 창건은 전설로 전하는데 신라 진평왕 때 자장율사가, 혹은 문무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하나 정확한 자료는 없고 구전으로만 전해온다. 고선리 길이 끝나는 곳에 위치한 이곳은 태백산 속의 청옥산, 그 중 비룡산에 위치해 있어 예로부터 성철스님을 비롯한 큰 스님들의 수행처로 알려져 왔고 지금도 스님들이 최고의 수행처로 치는 요처 중의 요처라 한다. 뒤를 돌아보면 높은 산이 금형으로 자태를 드러내니 1,129m의 높이를 지닌 비룡산이다. 비룡산은 백두 대간의 골격을 이루는 태백산(1567)과 구룡산(1346)사이의 깃대배기봉(1374)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지능선 상의 마지막 봉우리다. 즉 남동쪽 지능선은 청옥산(1276)을 지나 솔개밭목이봉(1128)을 일으키고 다시 비룡산을 한 번 더 솟구어 놓은 다음, 비로소 낙동강에 그 맥을 끝맺는다. 산 정상에 오르면 백두대간과 낙동강을 전망할 수 있음은 물론 동쪽으로 백병산(1259)-면산(1245)-통고산(1067)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을 지켜볼수 있는 산이다. 또한 첩첩산중에 있는 산이기에 오지산행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이 산자락 아래, 홍제사가 자리하고 있다. 매우 높은 지역이다. 주변이 높은 산으로 둘러쌓여 언뜻 보면 천옥이 아닌가 하고 여겨질 수도 있지만 물이 흐르는 방향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천옥은 아니다. 금형산을 주산으로 지리한 홍제암의 당우는 특이하게 슬레이트 지붕에 기와를 포갠 용마루를 지니고 있는데 기둥이나 기타 구조물은 오랜 역사를 보여주고 있다. 슬레이트를 벗겨내고 기와를 얹으면 참으로 아름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우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형국을 지니고 있고 정확하게 기맥위에 자리하고 있다. 당우 앞으로 뻗어나간 기맥의 형상으로 보아서는 앞 쪽에 혈심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따라서 당우가 자리한 기맥의 영향은 실로 대단한 것으로 수도하거나 공부를 하기에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좋은 양택지다. 백호방에서 물이 흘러 계곡을 이루는데 백호는 정확하게 반월형으로 뻗어 물의 흐름을 차단하고 밖으로 돌려 물소리와 충을 방어하고 있다. 내백호 뒤로 물이 흐르고 외백호에는 조금 높기는 하지만 문필봉이 솟아올랐다. 청룡은 수구 방향으로 뻗어 계곡을 차단하고 있는데 높게 기봉하여 금형을 이루었다. 그리 넓지 않은 터이기에 사(寺) 보다는 암(庵)이 어울리는 곳으로 수도처의 지세를 가지고 있다. 꾸준한 사고와 수련의 결과가 바로 중생을 계도하고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것이라면 홍제암은 매우 어울리는 사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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