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는 누구의 것인가? 전국을 여행하고 관산을 하다보면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조상의 유물에 대해서 문화재 지정을 하지 않았거나, 문화재 지정이 이루어진 뒤에도 사라지거나 파손되는 유물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춘천으로 향하다 보면 강촌을 만난다.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에는 탑골이라는 곳이 있다.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이름이 말해주듯 탑이 있다는 지명이다. 창촌리는 광광지로 이름을 얻은 강촌의 웃마을이다. 서울과 춘천을 이어주는 강촌대교를 건너 강촌리를 지나 계속 올라가면 남산면 소재지를 만난다. 이곳이 창촌리다. 창촌리의 끄트머리에서 길은 갈라지는데 직진은 춘천 팔미리로 이어지는 도로고 우회전하면 남면과 팔봉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남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약1킬로를 가면 우측으로 계곡이 나오고 길 입구에는 광룡사와 용담사의 간판이 있다. 이곳은 지도에 탄부리라 적혀 있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창촌3리에 해당하는 곳이다. 이 마을 입구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약 2킬로미터를 가지 못해 둔일이라는 마을이 나타난다. 이 마을을 지나 길이 있는 끝으로 가 보면 탑안골이라 불리는 곳이 나타나는데 제법 넓은 밭 중앙에 고풍스러운 탑이 서 있고 밭에는 농작물이 푸르다. 전체적으로 배산입수의 지형에 물이 앞을 감아 흐르는 전형적인 절터다. 산자락 사이에 적어도 약 5000평 정도의 분지가 있고 이 중에서 절터로 추정되는 곳은 2000평 정도다. 물론 이곳에 탑이 세워져 있어 절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 터를 지나 조금 올라가면 적어도 10000평이 넘는 분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과거에는 절터였을 것으로 보여 상하원의 구조를 지닌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 이곳에는 3기의 탑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2006년 7월 현재, 이곳에 남은 탑은 겨우 1기뿐이다. 그나마도 사라진 2기의 탑은 온전한 것이고 남은 1기의 탑은 가장 많이 훼손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런데 지금 남아있는 1개의 탑도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보여진다.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이 탑을 보전하고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한 시점이다. 탑안골의 터는 그다지 넓은 곳은 아니나 전형적으로 절터로서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배산임수가 이루어지고 골의 입구가 좁아 탑이 서 잇는 곳에서 바라보면 교쇄가 좋다. 또한 계곡 안쪽이 넓어 전형적으로 전착후관이 이루어졌다. 물은 가는 물줄기지만 만곡으로 흘러 절터를 감싸주고 있다. 이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운 절터로 그리 흔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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