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영사라 하면 사람들은 어디를 생각할까? 보통 사람들은 불영사라는 이름만으로 울진의 불영사를 생각한다. 그러나 불영사가 울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도에도 불영사가 있고 자태 또한 아름답다. 청도군과 밀양시 경계지역인 밀양시 상동면 소재지의 강가에 걸쳐져 있는 상동교에서 매전면과 운문면으로 이어지는 58번 도로를 따라 매전면 방향으로 향하다가 약 15킬로 정도를 가면 매전면 사무소 못미쳐 매전초등학교를 지난다. 그리고 곧 용산리라는 돌로 세운 입석이 나타나고 입구의 반대쪽에 불영사라는 간판이 있다. 주차장은 차를 5대 정도 세울 수 있다. 이곳은 비학곡이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여름이 그리을 정도로 물이 차다. 그러나 불영사는 울진의 불영사처럼 화려하거나 거대하고 호화스럽지고 않다. 아주 작은 암자의 형태를 지닌 사찰이다. 주불전도 겨우 불사를 일으키는 정도이고 변변한 당우도 없지만 찾아가고픈 곳임에는 틀림없다. 호랑산 비룡골 기암절벽 아래에 있는 이 절은 645년(善德女王14년) 원효대사(元曉大師,617∼686년)가 창건하였는데, 낡고 허물어져 1912년 봉주스님이 중건하고 1930년 이종태주지가 중수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유난이 눈에 뜨이는 성보는 전탑이다. 아직 단청도 하지 않은 대웅전을 지나 산신각을 겸하는 작은 전각을 바라보노라면 전탑을 지고 있는 것과 같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 전탑이 오늘의 불영사를 있게 하였다. 절벽 위 평탄한 곳에 오래 전에 붕괴된 전탑(塼塔)을 1968년 5층탑으로 재 조성한 전탑이 이 사찰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전돌은 표면에 불상과 불탑을 새겨 두었다. 불상은 불신과 몸 전체를 감싸는 거신광배(擧身光背), 연화대좌(蓮花臺座)까지 완전히 갖추었다. 불상은 머리에 큼직한 육계를 두었으며, 법의는 통견으로 한 줄기의 옷자락이 배에서 흘러내려 대좌까지 이른다. 불탑은 3층으로 이중기단에 상륜부까지 완전하며 체감률과 기단 형태 등, 양식적으로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석탑을 보여준다. 석탑과 불상의 상륜부에는 구름무늬가 배치되어 여백을 적절히 활용하였다. 이곳 전탑(塼塔)은 장연동에서 벽돌로 구워 신도들이 한 장식 옮겨와 당초에는 삼층탑으로 조성한 것으로 우리나라에는 그 수가 많지 않은 탑이다. 전탑의 존재를 문헌상에서 살펴보면 삼국유사(三國遺事)권4에 선덕여왕(善德女王)때 석양지가 작은 전탑을 만들어 석장사에 봉안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전탑은 각종문양을 양각한 벽돌로 쌓는 탑이므로 건립에 앞서 공정이 복잡하고 작업과정이 어려워 일부 지역에서만 건립되었고, 지금까지 남아있는 수가 많지 않은 귀중한 탑이다. 전탑 중 벽돌(塼)마다 불상과 탑을 부조한 탑상문전(塔像文塼)을 이용한 전탑은 경주 석장사지를 비롯하여 경주 삼랑사지, 인왕동 절터, 울산 농소면 중산리사지, 청도 운문사, 청도 불영사 등 경주를 중심으로 한 울산, 청도 지역에서만 현재 나타난다. 탑 주위에는 좁은 공간이 있어 탑돌이 하기에 적격이다. 특히 바위가 전형적인 혈상을 갖추고 있어 기도처로서도 그만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웅전도 기맥을 드러내는 돌줄위에 자리를 잡고 있지만 전탑이 자리한 곳은 혈상을 갖추고 있다. 단지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낙차를 보이며 떨어져 내리기 때문에 폭포가 형성되어 물소리가 들리기에 묘역으로는 어울리는 곳이 아니다. 그러나 수도처나 마음의 수양을 닦는 곳으로는 더할 수 없이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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