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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산 내원사와 산령각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08-31 조회수 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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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내원암, 혹은 내원사라는 이름을 지닌 사찰은 제법 적지 않다. 양산에서 통도사에 이르는 35번 도로를 이용해 북상하다가 상북면 소재지를 지난다. 곧 신전리이팝나무라고 쓰여진 간판 옆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내원사 계곡이 나타난다.
계곡을 따라 약 2킬로미터를 들어가면 일주문이 나타나고 입장료를 징수한다. 내원사 계곡은 경남의 금강산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답기로 유며유한 곳이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곧바로 익성암이 나타난다. 익성암앞에서 우회전하여 다리를 건너면 바로 촤측에 작은 집이 나타나는데 살펴보년 산령각이다.
산령각은 사찰의 깊은 안쪽에 세우는 것이 보통이다. 흔히 산신각, 산령각, 산각이라 부르며 독성과 칠성을 함께 모시면 삼성각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이곳 천성산의 내원사처럼 산령각이 따로이 떨어져 있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이와 유사한 시설로는 국사단(局司壇)이라는 건물이 있다. 국사단은 원주 구룡사의 국사단이 대표적인데 국사단은 일종의 산신이다. 즉, 산의 구녀역, 산신의 권한지역을 의미하는 곳인데 내원사의 산ㅅ령각은 이와 유사한 기능을 지닌다. 즉, 산령각은 불교의 신이나 영역이 아니라 전래의 전통사상이 불교에 수용된 것이다. 아울러 산령각이나 국사단은 일정 지역을 표시하고 침입자에 대한 경고, 사찰의 표식, 출입자의 통제등 다양한 기능이 장승이나 성황당과 유사한 염승풍수의 한 갈레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산령각을 지나 약 3킬로를 가면 내원사를 만나개게 된다. 내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통도사의 말사로써 수려한 산수와 6Km에 달하는 아름다운 계곡으로 제 2의 금강산이라 일컬어지는 천성산 기슭에 위치하고 있으며, 1300여년전 신라 선덕여왕 때 원효성사께서 창건하신 절이다.
1898년 석담유성(石潭有性)선사가 설우(雪牛), 퇴운(退雲), 완해(玩海)등과 더불어 수선사(修禪社)를 창설하여 절이름을 내원사로 개칭하고 동국제일선원이라 명명한 후 선찰로써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경허선사의 법제자인 혜월선사께서 조실로 주석하시면서 운봉, 향곡선사등 한국 선종사의 선맥을 잇는 명안종사를 배출한 도량이다.
6ㆍ25사변으로 사원이 전소되자, 비구니 수옥스님의 원력으로 10년만에 독립된 비구니 선원으로써 새롭게 중창되었다. 그 후 만공스님의 법제자인 법희, 선경스님등 납자들의 정진처가 되었다. 1979년 도용스님을 입승으로 모시고 18명의 스님들이 모여 삼년결사를 시작한 이후 1999년 여섯 번째 회향을 하였고 지금도 비구니 선객의 정진도량으로 선불장이 되고 있다.
창건설화는 송고승전(宋高僧傳)에 전하여 지는데 당시 동래 척판암에 주석하시던 원효성사께서 당나라 산서성 태화사에 수도하던 천명대중이 뒷산이 무너져 위급한 사고를 당할것을 미리 아시고 "해동원효 척판구중(海東元曉 拓板救衆)"이라고 판자에 써서 태화사 상공에 날아다니게 했다. 대중이 공중에 뜬 판을 보고 놀라 일주문 밖으로 나온 순간에 산사태가 나서 절은 무너져 버리고 대중은 모두 위기를 모면했다고 한다.
그 후, 구출된 천명의 대중은 도를 구하여 성사를 찾아왔으므로 성사는 그들을 데리고 머물곳을 찾아 남쪽으로 내려오다가 중방리(지금의 용연리)를 지날적에 원적산(圓寂山) 산신령이 마중 나와 "이 산에 천명이 득도할 곳이니 청컨데 이 곳으로 들어와 머무소서" 하니 성사는 산신령이 인도하는 바를 따라 지금의 산령각 입구 까지 온 즉 원적산 산신령은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서 그 자리에 산령각을 짓게되어서 유독 내원사 산령각은 큰절에서 5리 밖에 떨어져 있게 되었다.
성사께서 왼쪽 계곡을 따라 들어와서 대둔사(大屯寺)를 창건하고 상, 중, 하 내원암과 아울러 89개의 암자를 창건하시어 천명의 대중을 머물러 수도케 하였다. 그리고 대중을 산 상봉에 모이게 하여 "화엄경"을 강설하였으므로 지금도 그곳을 화엄벌이라 하며,988명이 이 산에서 득도하였고 나머지 12인중 8명을 팔공산(八公山)에서, 4명은 사불산(四佛山)으로 가서 도를 깨달았다하여 이후로 원적산을 천성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내원사에서 눈여겨 볼 것은 사찰림이다. 지금은 보안림이라 불리는 이 사찰림은 어느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수풀이 아니다. 계곡을 따라 자라있는 이 거대한 나무들은 비보의 기능을 겸하고 있다. 즉 산사를 번잡스러움에 가리는 역할은 물론이고 계곡의 물에 흙이 떠내려 가는 것을 막기도 한다. 아울러 사찰 아래의 마을이 갑자기 불어나는 물로 인해 피해가 나는 것을 방어하는 비보풍수의 기능을 지니고 있다.
내원암 입구의 대나무도 눈여겨볼 만한 풍수적 요점이다. 다른 곳과 달리 내원사 앞에만 대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있는데 이는 아마도 계곡의 물소리를 차당하고자 심은 대나무로 보인다. 대나무는 소리를 차단하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계곡 물소리가 들려오면 소란스럽고 구설수가 있으며 신경쇠약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대나무를 심은 뜻은 이 모든 것을 막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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