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억리에서 상북면 사무소로 연결되는 지선도로를 타고 가다보면은 길옆으로 만정헌을 알리는 간판이 나타나고 좌측으로 만정헌이 나타난다. 마을 안쪽에 자리한 만정헌은 작은 한 채의 정자 형식으로 약 500년전 현감벼슬을 지냈던 김자간이 경주에서 울산 명촌리에 들어와 자리를 잡으면서 세운 계림 김씨의 정자다. 현재 건물은 약 200여년 전에 고쳐 지은 것으로 1칸이던 온돌방을 2칸으로 늘려 지었고 익공의 장식수법도 조선후기의 형태다. 규모는 앞면이 3칸인데 비해 옆면은 왼쪽이 3칸·오른쪽이 2칸으로 되어 있다.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 앞면에는 ‘명헌’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으며, 이 만정헌은 별칭으로 만년각이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둥근기둥(두리기둥)을 싸리나무로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만정헌은 울산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문화재로, 지붕 처마의 날렵하게 치켜 올라간 곡선이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 건물의 좌향은 동향인데 이것은 간월산을 등지고 앞쪽에 들을 바라보는 전망을 취했기 때문이다. 뒤편에 있는 안채의 향과도 부합된다. 특이한 것은 만정헌 담 앞의 공간에 작은 연못을 파고 둥근 섬을 만들었다는 것으로 정격은 아니나 동양 정원을 흉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관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풀이 무성하다. 눈여겨 볼 것은 만정헌 앞의 마을 나무다. 만정헌 앞에는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쉬기도 하고 동구나무로도 사용하는 나무가 2그루 있다. 한 그루는 소나무고 한 그루는 느티나무다. 그리고 이 나무 아래에는 작은 장승과 돌탑이 세워져 있는데 민간신앙에서 모셔지는 염승풍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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