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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맥을 찾아 자리 잡은 미륵암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09-13 조회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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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의정부 미륵암은 경기도 전통사찰 제7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고산동 647번지에 위치하고 있다. 구리시와 퇴계원에서 의정부로 가려면 전도치 마을 앞의 전도치 터널을 지나 43번 도로를 타고 청학리 앞을 지나 가야 한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의정부 미군기지가 나오고 이어 의정부 교도소가 나온다. 이 곳의 반대편으로 신숙주 선생의 묘를 알리는 간판이 나오는데. 이곳이 고산동이다. 고산동으로 이어지는 이 작은 도로를 타고 약 500여미터를 가면 미륵암을 알리는 간판이 나오고 좌측 산길을 따라 약 500여미터를 오르면 미륵암이 나타난다.
미륵암은 아주 작은 사찰이다. 주불전 역할을 하는 용화전과 산신각이 있을 뿐이다. 미륵암의 최초 창건연대는 알 수 없으나 전설에 의하면 조선 세조때 어느 농부가 밭을 갈다가 현존하는 미륵불상을 얻었다고 하며, 이 사실을 알게 된 세조는 국상 신숙주에게 절을 짓게 하였고, 신숙주가 다시 혜암대사를 후원하여 이 절을 짓고 미륵암이라 하였다고 한다.
고종 28년에 운송화상이 중수한 후 몇차례 보수를 거쳐 오다가 지금의 주지가 법당을 중건하고, 진입로를 말끔히 포장하였다. 경내에는 법당, 산신각, 요사 등 목조건물이 있다.
특이한 것은 주불전이 용화전이라는 것이다. 용화라는 것은 불교의 용화사상을 의미한다. 용화사상에서 미륵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미륵암이라는 이름이야말로 바로 용화사상을 말한 것이나 다름없다.미륵이란 단어는 기독교의 메시아와 연관지어질 수 있다.
미륵(彌勒)의 어원은 범어로 ‘마이트레야’(Maitreya, 자비로운 어머니)이며, 마이트레야는 미트라(Mitra)에서 유래되었다. 미트라는 인도, 페르시아 등지에서 섬기던 고대의 태양신이다. 또 기독교의 메시아(Messiah)도 미트라에서 유래되었다. 즉 불교에서 인류를 구원하실 분으로 수천년 동안 고대해왔던 ‘미륵부처님’과 기독교에서 수천년 동안 외쳐왔던 구원의‘메시아’는 모두 우주의 통치자 하느님을가리키는 같은 의미의 단어인 것이다.
미륵은 도솔천의 주인이시며 석가를 인간세상에 내려보낸 분이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불교가 들어오고 미래불인 미륵불의 사상이 전래되자 미륵불에 귀의하여 용화낙원 세계에 나고자 하는 미래적인 신앙이 보편적인 신앙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 미륵신앙을 대중화시킨 분은 통일신라시대의 진표율사다. 진표율사는 미륵신앙의 중심도장으로 모악산 금산사, 금강산 발연사, 속리산 법주사를 확장 창건하였다. 그래서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곳곳에 미륵불 신앙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
용화사상을 바탕으로 한 미륵암에는 대웅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용화전이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이는 바로 미륵의 세계를 이야기하고자 한 것으로 보여진다.
미륵암은 아주 작은 사찰이지만 규모에 비교하여 특이한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즉 주변의 산은 모두 육산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기이하게도 미륵암이 위치한 곳만 바위가 있다. 즉 용화전과 산신각이 자리한 뒤를 유심히 살펴보면 바위들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즉 미륵암은 비교적 기가 강한 곳을 찾아 자리한 곳으로 기도처로 이용되고 신앙의 대상이 지니는 염승의 기능에 충실한 곳이었음을 보여주는 곳이다. 아울러 조선시대에는 염승도 풍수의 일환으로 다루어졌음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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