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화양구곡을 따라 오르다 금사담과 암서재를 지나면 차례로 제5곡인 첨성대(瞻星臺)와 제6곡인 능운대(陵雲臺), 제7곡인 와룡암(臥龍巖)이 차례로 나오는데, 그리 눈길을 잡아끌 만한 특징은 없다. 와룡암을 지나면 도명산으로 향하는 다리가 나오는데, 이 다리로 올라서면 제8곡인 학소대(鶴巢臺)다. 자연스럽게 휘어져 내려오는 계류 옆으로 멋진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학소대다. 경치가 좋아 학이 머물며 노닐던 자리라 한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14-3번지에 위치한 충북유형문화재 제140호 괴산 도명산 마애불은 학소대에서 등산이 시작된다. 그다지 어려운 길은 아니지만 마지막 부분은 힘이 든다. 어지간한 사람의 발걸음으로 약 40여분, 조금 지나치면 약 1시간이 걸리는 거리로 정상에서 400미터 아래 있다. 학소대에서 도명산 마애불까지는 외길이며 끊임없이 오르면 된다. 길을 잃을 염려가 없으므로 큰 길로 계속 가면 결국은 도명산 마애불을 만나고 정상에 이르게 된다. 정상은 마애불에서 약 400미터의 거리에 있으며 속리산의 주봉을 모두 볼 수 있는 곳으로 약 640여미터의 해발고도를 가지고 있다. 도명산 마애불은 정상 9부 능선에 위치하고 있으며 10여미터에 이르는 커다란 바위가 앞을 가리고 있는데 뒤쪽의 바위는 15미터가 넘고, 큰 바위에 새겨져 있는 3기의 부처상이다. ㄱ자로 꺽어진 암벽에 새겨진 거대한 삼존상으로 당대의 불상을 대표할 만한 우수한 작품이다. 본존불은 현 높이 9.1m 정도이지만, 깨어진 부분까지 감안하면 15m가 넘는 대불이며, 오른쪽 협시상은 드러난 부분이 약 9.2미터 정도지만 전체가 14m, 왼쪽 협시상은 5.4m로 삼존 모두 장대한 불상들이다. 본존불은 얼굴이 2m나 되는데 다소 도식적이지만 이목구비가 시원스럽고 큼직하다. 어깨는 각지고 신체 역시 사각형이며 선각의 옷주름이 U자 모양으로 밀집되게 표현되었다. 오른쪽 협시상은 규격화된 선각선들이 본존불과 비슷한 경향이며, 보살상으로 생각된다. 왼쪽 협시상은 약간의 부조기법으로 만들어져 세련된 면을 보여주고 있는데, 천의자락, 신체의 굴곡 등은 다소의 곡선미가 있다 부근이 모두 내려다 보이는 매우 높은 곳으로 사찰의 흔적으로는 낙영사지가 있다. 높은 곳에 새겨진 마애불상을 보면 인간 세상을 굽어보는 부처의 자비가 느껴지고 아마도 신심은 물론이고 인간 세상의 어려움과 고난을 보살피고자 하는 부처의 자비를 알리고 고난과 시름을 살펴주기를 바라는 비보의 개념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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