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일대는 우리나라 불교의 일대 성지라고 할 만큼 불교유적, 문화유산이 많고 신심의 전통은 오늘에도 이어져 왕성한 불심의 불꽃은 계곡 곳곳에서 활기차게 타오르고 있다. 이 불교성지의 구심점에 월정사가 있다. 그 다음이 계곡 막다른 곳 명당에 자리잡은 상원사, 그 다음이 비로봉으로 올라가는 중턱의 중대사, 그리고 가장 성스러운 곳이 중대사위쪽 능선봉에 선 적멸보궁이다.
오대산 적멸보궁은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중의 하나다. 이밖에 북대사, 동대사가 있고 서대사는 비로봉 능선 코스 서쪽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데 수정암으로 불리기도 한다. 우리나라 오대산지역은 지형상 백두대간과 대간에서 갈라져 나온 차령산맥과의 사이에 펼쳐지는 긴 계곡의 끝이자 분지형 평지 끝에 자리 잡고 있다. 오대산적멸보궁(月精寺寂滅寶宮).강원도 평창군(平昌郡) 진부면(珍富面) 동산리(東山里) 오대산 월정사에 딸린 법당으로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창건하였다고 한다. 이 절은 불상을 모시지 않고 석가세존의 정골사리(頂骨舍利)를 모셨기 때문에 아무도 앉지 않은 좌복만이 불대(佛臺)에 대좌하고 있다. 강원도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어 있다. 강원도 불교문화의 중심축을 이루는 절은 월정사다. 이밖에 많은 사찰이 있는데 상원사를 비롯하여 월정사 뒤쪽 동대산 산록에 일명 동대사로 불리는 관음암이, 상왕봉 능선 아래에 북대사로 불리는 미륵암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비로봉 산자락에 일명 중대사로 불리는 사자암이, 비로봉코스 지능선과 골짜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쪽에 나란히 뻗은 지능선 자락에 일명 서대사로 불리는 수정암이 있다. 중대인 사자암에서 비로봉 쪽으로 올라가는 지능선상에는 오대산 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남으로 무수한 산봉우리들이 부복하고 있는 듯한 적멸보궁이 있다.
적멸보궁이란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신 전각을 말한다. 적멸보궁은 본래 두두룩한 언덕 모양의 계단(戒壇)을 쌓고 불사리를 봉안함으로써 부처가 항상 그곳에서 적멸의 법을 법계에 설하고 있음을 상징하던 곳이었다. 진신사리는 곧 부처와 동일체로, 부처 열반 후 불상이 조성될 때까지 가장 진지하고 경건한 숭배 대상이 되었으며 불상이 만들어진 후에도 소홀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한국에는 신라의 승려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돌아올 때 가져온 부처의 사리와 정골(頂骨)을 나누어 봉안한 5대 적멸보궁이 있다. 양산 통도사(通度寺), 강원도 오대산 중대(中臺)의 월정사(月精寺), 설악산 봉정암(鳳頂庵), 태백산 정암사(淨巖寺), 사자산 법흥사(法興寺) 적멸보궁이 그것이다.
월정사 적멸보궁은 불사리를 안치한 정확한 장소를 알 수 없고, 다만 전각 뒤쪽의 작은 언덕에 부처의 정골사리[佛頭骨一片)를 모셨다는 기록이 있는 세존진신탑묘(世尊眞身塔墓)가 상징적으로 서 있을 뿐이다. 설악산 봉정암에는 부처의 불사리를 안치한 석가사리탑이 있는데, 뇌사리를 안치하였다 하여 불뇌보탑이라고도 한다. 태백산 정암사 적멸보궁은 다른 네 곳과는 달리 임진왜란 때 유정(惟政)이 왜적의 노략질을 피해 통도사의 진신사리를 나누어 봉안한 곳으로, 산 위에 수마노탑이 있다. 사자산 법흥사에는 진신사리가 안치된 보탑과 자장이 도를 닦았다는 토굴이 있다. 이들 5대 적멸보궁은 불교도들의 순례지이자 기도처로서 가장 신성한 장소로 신봉된다. 그 밖에 대구광역시 달성군의 비슬산(琵瑟山) 용연사(龍淵寺), 경상남도 사천시 다솔사(多率寺) 등에도 적멸보궁이 있다. 월정사 적멸보궁 (月精寺寂滅寶宮)은 1971년 12월 16일 강원도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었다.
적멸보궁의 위치는 오대산의 비로봉을 등지고 좌우로 상왕봉과 호령봉을 거느려 풍수상으로 용이 여의주를 물고있는 형상이다. 전순이 좀 길어 보이기는 하지만 이는 적멸보궁터가 불룩하게 융기했을 것을 감안하면 잔디가 심어진 앞뜰은 전순이 아니라 혈판에서 이어지는 기맥으로 볼 수 있다. 좌측으로는 지각이 길게 뻗어있다. 정골사리가 묻혀있는 곳으로 알려진 자리를 기준으로 보면 우선익 방향으로 각기 2개가 앞뒤로 지각이 뻗어있다. 마치 토끼의 귀 모양의 작은 지각이다. 계단도 하나의 지각이다. 정상으로 가는 방향으로 20여미터를 가면 바위로 이루어진 지각이 보인다. 좌우 합쳐 총 4개의 지각이다. 뒤로 돌아가 보니 용이 융기하듯 용솟음치며 산맥이 오르고 있다. 비룡상천이다. 기맥의 흐름이 바위로 보호되고 있으니 감탄 할만하다. 비슷한 지형이 천태종 본사 뒤 상월조사의 묘에 있으나 비교할 수 없다.
적멸보궁이 자리한 곳은 돌혈이다.더욱 중요한 것은 적멸보궁이 동서남북의 중앙에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오대산 중대라고 했다. 풍수용어에 천심십도(天心十道)라는 말이 있다.천심십도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네 개의 산을 선으로 그었을 때 그 십자의 중앙에 혈이 있다고 본는 것이다. 유명 사찰의 경우가 이에 해당 한다. 혈 뒤에는 현무, 앞에는 주작, 좌측은 청룡이며 우측은 백호다. 이처럼 사응(四應)이 되면 중앙에서 혈이 되고 또 사유에서 혈을 보호하게 된다. 사응이 되는 산이 중심에서 벗어나면 흉상으로 본다. 오대산 적멸보궁에서는 이 천십십도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다. 사실 천심십도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오대산이나 천태종 본산이 있는 천태산 정도다. 물론 찾으려면 더 찾겠지만 흔하지 않음은 사실이다.
천심십도 정혈법(天心十道 定穴法)은 혈을 중심으로 전후좌우 사방에 있는 산을 연결하면 십자형(十字形)으로 서로 응하는 경우를 말한다. 뒤에는 주산 또는 현무봉과 앞에는 안산, 좌측에는 청룡 협이봉(夾耳峰), 우측에는 백호 협이봉(夾耳峰)이 서로 비슷한 크기와 높이 또 거리가 비슷하여 그 정상을 선으로 이으면 십자(十字) 모양이 되고 혈은 두 선이 교차하는 지점에 점혈(點穴)하는 방법을 천심십도 정혈법(天心十道 定穴法)이라 한다. 이때 산의 모양과 형상은 상관없으나 4개의 산을 연결했을 때 정확하게 십자(十字)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진혈(眞穴)이 아니다. 용진혈적(龍盡穴的)하고 천심십도(天心十道)가 정확하면 발복(發福)이 크고 오래간다. 오대산 적멸보궁의 경우에는 천심십도가 명확하다. 따라서 옛 선현들은 이 산을 오대산이라 붙였다. 즉 동서납북의 4개의 대와 중대를 합친 것이다. 바로 천심십도를 형상화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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