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五臺山)은 태백산맥 중심부에서 차령산맥이 서쪽으로 길게 뻗어나가는 지점의 첫머리에 우뚝 솟아 있다. 주봉우리인 비로봉 외에 호령봉(虎嶺峰:1,531m), 상왕봉(上王峰:1,491m), 두로봉(頭老峰:1,422m), 동대산(東臺山:1,434m) 등 고봉이 많다. 오대산은 산이 높기는 하지만 바위가 많지 않은 토산(土山)이다. 월정사(月精寺), 상원사(上院寺), 중대 적멸보궁(寂滅寶宮), 북대사, 중대사, 서대사 등의 유서깊은 사찰과 오대산사고지(사적 37) 등 많은 문화유적이 자리한다. 문화재로는 상원사동종(銅鐘:국보 36), 월정사팔각구층석탑(국보 48), 월정사석조보살좌상(보물 139) 등이 있다.
월정사(月精寺)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珍富面) 오대산(五臺山)에 있는 대표적인 사찰이다. 삼국유사에 나타난 창건 유래에는, 자장(慈藏)이 당(唐)나라에서 돌아온 643년(신라 선덕여왕 12)에 오대산이 문수보살(文殊菩薩)이 머무는 성지라고 생각하여 지금의 절터에 초암(草庵)을 짓고 머물면서 문수보살의 진신(眞身)을 친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또한 민지(閔漬)가 쓴《봉안사리 개건사암 제일조사 전기(奉安舍利開建寺庵第一祖師傳記)》에 인용한《대산본기(臺山本記)》에는 이때 그가 머물던 곳이 바로 현재의 월정사 터며, 자장은 훗날 다시 8척(尺)의 방(房)을 짓고 7일 동안 머물렀다고도 전하고 있다. 문수보살이 머무는 성스러운 땅으로 신앙되고 있는 이 절은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사서(史書)를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史庫)가 있었고, 1464년(세조 10)에 말사인 상원사(上院寺)를 중수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돕고자 시주물(施主物)과 함께 보내 온 《오대산 상원사 중창권선문(五臺山上院寺重祠勸善文)》이 보관되어 있다.
월정사로 들어가면 팔각구층탑이 대웅전 앞마당 복판에 서 있어서 절의 분위기를 장중하게 만들고 고찰다운 풍모를 느끼게 해준다. 9층탑 옆에는 한쪽 무릎을 세운 석조보살좌상이 안면에 미소를 머금고 합장하고 있다. 월정사의 심볼처럼 알려지고 있는 유명한 약왕보살좌상이다. 월정사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종교적 관점이지만 풍수적 관점은 바로 입지와 배치다. 월정사는 적멸보궁 방향에서 흘러내려온 차가운 물이 크게 반원을 그리며 제법 넓은 반원형의 분지를 만들어내었다. 이 분지에 자리한 월정사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대웅전 뒤의 대금형 산이다. 배산임수의 법칙은 아무리 깊은 산속이라 해도 변함없이 적용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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