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문산읍 사목리 190번지에는 문화재자료 제12호로 지정된 반구정(伴鷗亭)이 있다. 시기심과 욕망으로 일세를 풍미한 한명회에게 압구정이 있었다면 일생을 허심탄회하게 살아온 황희정승에게는 반구정이 있다. 반구정은 임진강가에 있다.
야트막한 산으로 다가가보면 계단이 나타나고 연이은 2채의 정자가 나타난다. 앞쪽의 정자가 반구정이고 뒤쪽의 정자는 앙지대다. 즉 사각형 건물은 반구정이고 뒤쪽의 육각형 건물이 앙지대다. 먼저 보이는 정자는 반구정이다. 고려 말기와 조선 초기의 문신이며 이름 높은 재상인 방촌 황희(尨村 黃喜, 1363∼1452)가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보내던 곳으로, 예로부터 갈매기가 많이 모여들어 갈매기를 벗삼는 정자[伴鷗亭]라 이름지었다. 반구정은 임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기암절벽 위에 있는데, 푸른 물이 아래로 굽이쳐 흐르고 송림이 울창하여 좋은 풍경을 이루고 있다.
반구정은 유혈의 혈상을 지니고 있다. 영당 방향에서 크게 기복하여 바람을 막듯 위세를 자랑한 기맥이 허리를 숙이듯 낮은 기맥으로 강가로 내달려 강을 스치듯 일어나 강을 따라 기봉하여 만든 당판이다. 앙지대가 먼저 기봉하여 혈판을 이루었다. 반구정 뒤쪽의 앙지대는 육각형이다. 반구정과 같은 기맥상에 위치하고 있으나 좌향은 다르다. 반구정이 강을 따라 향하고 있다면 앙지대는 강을 향해 돌진하는 형상이다. 그 이유는 기맥이 강과 부딪쳐 방향을 트는 곡선부근에 돌출된 잉혈이기 때문이다. 기맥의 왕성한 힘으로 형성된 잉혈은 강을 향해 도전적으로 잉태되어 앙지대의 터전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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