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림은 우리나라 고유의 풍수법이다.
마을의 입구가 허하거나 살기(나쁜기운)를 막기위해 나무를 심었으며, 마을 앞을 가리기도 했다. 또한 사찰은 나무를 심어 외부의 번잡함을 막았다.
충북 충주시 주덕읍 제내리 풍덕마을에도 풍수림이 있다. 물론 오래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나무의 수량이 적어졌지만 100여년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풍수림을 보호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이 마을은 그리 큰 마을이 아니다. 마을 입구에 공장이 있고 그 옆으로 한아름은 될 것으로 보이는 버드나무들이 10여그루 이상 자라고 있는데 이 나무들이 풍수림이다.
마을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1595년 전주 이씨 이덕량(李德樑)이 임진왜란을 피해 아곳에 정착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시절은 온화하고 풍요로우며 사람들은 착하고 덕을 닦는다(時和年豊 人善修德)’는 뜻을 담아 마을 이름을 풍덕(豊德)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약간 기울어져 있지만 마을의 전체 모습은 산에 둘러싸여 있는 항아리 형국. 이러한 마을일수록 입구가 트여 비보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기(氣)의 통로이자 항아리의 주둥이에 해당하는 마을 들머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원래 풍덕마을의 들머리는 숲이 울창하여 밖에서는 마을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랜 기간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자 숲은 점차 사라졌다. 이 영향으로 동네는 재난에 시달리게 되었고 덕망 있는 사람들은 점차 마을을 떠나게 되었다고 한다.
풍덕마을 사람들은 1906년 마을 들머리에 숲을 조성하기로 결정하였다. 먼저 마을 주민 30명이 숲계를 조직하고 재정을 마련하기 위하여 집집마다 보리 한말씩을 거두었다고 한다. 마을 수구(水口) 자리의 논 164평을 매입하여 버드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마을숲이 조성됐다.
현재 마을 비보림으로는 지나치게 허하고 나무가 적다. 이정도의 나무로는 앞쪽 새들 방향에서 불어오는 너른 바람을 막기가 불가능하다.
마을 입구, 즉 몇그루 남지 않은 비보림과 마주닿아 공장이 있다. 이미 많은 부분이 파괴되고 다시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에 운동시설을 설치했다. 예전에는 그곳에 방죽이 있어 마을 이름이 방죽안이라 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인공적으로 만든 방죽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즉, 물은 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마을의 기를 보호하려고 인공적으로 만든 연못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을 알 수 없고 비보림조차 사라져 넓은 벌판의 바람이 항아리 주중이 같은 수구를 밀고 들어오니 인심이 사나워지지 않을까 두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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