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일출봉으로 가는 길에서 신양해수욕장을 지나 600여미터 더 들어가면 붉은 빛깔의 돌로 이루어진 섭지코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신양해수욕장 앞에서 말의 목처럼 가늘어진 여울목을 지난다. 바로 과협을 보여준 것이니 섭지코지 전체가 거대한 명당이다. 물론 혈처는 정중에 해당 된다. 해수면의 높이에 따라 물 속에 잠겼다가 일어서는 기암괴석은 수석 전시회를 방불케 하고 10여미에 이르는 선돌은 서귀포 외돌괴의 신비함과 어깨를 겨룬다. 바위는 기맥의 증거다. 그러나 바위는 풍수적으로 좋은 기맥을 지니거나 좋은 기를 내포하기도 하지만 그와 반대로 살기를 내포하기도 한다. 명당이란 흔히 탈살(脫殺)이 이루어진 곳에 자리한다. 즉 바위면이 날카로우면 살기를 지닌 것이며 부드럽거나 작으면 살기는 사라진 것이다. 이 과정을 박환이라 부르는데 섭돌은 위로 솟구치고 날카로운 단면을 지니고 있으니 이는 박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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