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단은 해마다 음력 1월 5일, 흉을 멀리하고 복을 기원하는 한라산신제를 올리는 곳이다. 옛부터 제주에 부임한 목사들은 백록담에서 천제를 올렸는데, 산길이 험하고 날씨가 궂을 때는 이곳에 제단을 만들어 천제를 올렸다는 신성한 곳이다.
산천단은 1470년 제주 목사로 온 이약동이 제단을 이곳으로 옮기게 되면서 불리게 되었다. 그간이 성상(星霜)을 말하듯 푸른 이끼를 먹은 제단과 세월의 비바람을 견디다 무너진 채로 서 있는 비석들이 이곳이 신성한 신제 봉행소였음을 말해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마주하면 한 눈에 다 바라볼 수 없는 거대한 노송들이 솟아 있다. 천연기념물 제160호로 지정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노목 산천단 곰솔이다. 적어도 500 ~ 600세는 족히 넘은 산천단 곰솔은 하늘로 솟다 못해 무거워진 가지들은 땅을 향해 몸을 구부리고 있다. 수백여년전 천제를 올렸던 신성함이 긴긴 세월 동안 간직된 채 이곳 산천단 정적 속에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제주도는 오래된 나무가 많다. 산림이 잘 보존된 곳인데 이처럼 큰 나무들이 자란 곳은 예로부터 사람 살기에 적당한 곳이라는 속설이 있다. 즉 나무가 수백년동안 죽지 않고 자라기 위해서는 공기와 물, 거름과 제반 조건이 어울려야 하는데, 나무가 잘 자라는 곳은 사람이 살기에도 적당하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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