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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비경! 주상절리(住狀節理)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11-27 조회수 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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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서귀포의 주상절리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아마도 “지삿개”라고 불리는 절리대일 것이다.
중문관광단지의 서쪽편 대포동 해안가 지삿개에 가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돌기둥들이 켜켜이 쌓여 성처럼 해안을 에워싸고 있는 특이한 비경이 펼쳐져 있다. 마치 기둥으로 장막을 이룬 듯 느껴지는 곳으로 그 규모가 적지 않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육지에서는 보기가 힘든 자연구조물. 제주의 숨어 있는 비경 중 한곳으로 일컬어지는 천혜의 경관을 간직한 지삿개해안 주상절리층이다. 이곳의 옛이름인 “지삿개”를 살려 “지삿개바위”라고 부른다.
이곳은 1.75키로미터에 이르는 해안에 걸쳐 높이가 다른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깎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다. 그리이스의 신전 기둥을 연상케 하는 장엄함과 아울러 웅장함이 드러나는 해안가의 주상절리대가 눈에 들어온다. 깎아 세운 듯한 돌기둥 사이로 파도가 부딪쳐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은 형언하기 어려운 장관이며 파도가 심하게 일 때는 10미터 이상 용솟음치기도 한다. 이곳은 바람이 많은 날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서 돌기둥들이 파도와 싸우고 있는 모습을 보아야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되는데 절벽 위 육지에서는 제대로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없는 것이 흠이다. 멀리서라도 볼 수 있는 방법은 제주국제컨벤션 센터 아래의 작은 포구에 들어가 방파제 끝에서 바라보면 그 규모가 한눈에 들어온다.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ing)란 주로 현무암질 용암류에 나타나는 기둥모양의 수직절리로서 다각형(보통은 4∼6각형)이며, 용암이 급격히 식으면서 발생하는 수축작용의 결과로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화산암(火山岩) 암맥이나 용암(熔岩), 용결응회암(熔結凝灰岩) 등에서 생긴다. 절리(joint)는 암석의 틈새기나 파단면(破斷面)으로서, 거기 따라가면서 일그러짐(변위)이 없거나 또는 거의 일그러짐이 인정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면(面)에 평행한 일그러짐이 있는 것을 단층(斷層)이라고 한다. 화강암이나 두꺼운 괴상사암(塊狀砂岩) 등과 같은 균질의 암석의 경우에는 일그러짐을 인정할 실마리가 없기 때문에 절리와 구별하기가 어렵다.
절리에는 쪼개지는 방향에 따라서 판상(板狀)절리와 주상절리가 있는데, 주상절리는 단면의 모양이 육각형이나 삼각형의 장주상(長柱狀:긴 기둥 모양)을 이루는 절리를 말한다. 화산암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에서 보인다. 제주도 해안에는 기둥 모양의 주상절리가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유명한 정방폭포와 천지연폭포가 이런 지형에 형성된 폭포다.

주상절리는 제주도의 남쪽 해안을 이루는 특징 중 하나로 해안 여러 곳에 존재하고 있다. 중문관광단지를 낀 예래동 마을로 접어들어 다시 폭이 좁은 도로를 따라가면 예래천 하구에 닿는다. 속칭 ‘갯깎’이라 불리는 곳이다. 예례포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곳에서 해안선을 따라 중문해수욕장 방면인 동쪽으로 1백여m 이동하면 거대하면서도 아름다운 주상절리대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하이야트호텔 앞에서 예래천 하구의 ‘갯깎’까지 드넓게 펼쳐진 주상절리대는 약 1㎞에 달한다. 신이 다듬은 듯 정교하게 켜켜이 쌓인 검붉은 사각, 육각형의 돌기둥이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뻗쳐 있다. 때론 사람이 머리를 쭉 앞으로 내민 것처럼 돌출해 있고 수직의 주상절리대는 누워있는 형상이다. 그 틈새로 해수의 침식작용에 의한 10여m 높이의 동굴이 동서로 뚫려 있다. 3백여m 더 이동하면 장군이 도포자락을 펼친 것처럼 위용을 드러내고 있고 그 틈새로 암극식생이 줄기를 뻗고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앞에 널려 있는 매끈한 먹돌은 주상절리대와는 또 다른 묘미를 준다. 돌기둥의 주상절리대는 동쪽으로 이동할수록 더욱 압권이다. 그 높이가 무려 30m가 넘는다. 아직도 돌기둥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인근에 있는 ‘조른모살’ 일대 주상절리대는 만물상을 닮았다. 암벽은 조각가의 정교한 손길이 닿은 것처럼 보이는 모딜리아니를 연상케 하고 사랑하는 남녀가 입맞춤하는 것으로 착각이 들게 하는 것도 있다. 또 어떤 것은 돌하르방상을 빼닮았다. 커다란 돌기둥들이 하나씩 하나씩 떨어져 나가 널브러져 있고 암질이 바뀌면서 주상절리대는 또 한번 모습을 바꾼다. 천혜의 절경이면서 또한 살아 있는 자연학습장이다.
조른모살 해수욕장의 병풍바위는 해수욕장의 만입부를 마치 병풍을 첩첩이 펼쳐놓은 것과 같은 모습으로 주상절리의 높이 약 40m, 폭 약 2백m 정도로서 수직절리의 발달에 따른 수축작용을 반영하는 수평결절과 주상절리의 침식에 따른 기암의 발달이 특징적이다. 제주지역의 경우 대포지삿개 주상절리가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주상절리는 가까이 다가가면 절벽이지만 조금 떨어지면 마치 병풍을 친 모양이다. 아울러 파도라도 치는 날에는 바위가 너울거리는 듯한 착각을 주는데 이는 육지의 현군사(縣裙砂), 난의사(亂衣砂)와 유사하다.
풍수에서 사격을 판단하는 기준은 목측(目測)이다. 즉 사람의 눈으로 보는 관점이며 사물의 형상에 대비하는 것이다. 사람의 눈에 드러나는 형상이 사물의 형상과 일치하면 사물이 지닌 기운과 습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견 어이없는 일 같지만 수천년의 결과를 집대성하고 자료를 축척한 것이다. 즉 목측으로 이어지는 단순한 과정이지만 놀랍도록 기운이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치마를 빨랫줄에 널어 놓은 치마의 형상을 지닌 현군사, 치마가 바람에 펄렁이는 듯 보이는 난의사는 여자의 성정(性情)을 나타내는 것이다. 봄바람에 여자의 치마가 들썩거린다는 말이 있듯, 치마는 여자의 정숙함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치마가 들썩거리는 듯한 난의사와 현군사가 보이는 곳에서는 음행이 난다는 것이 사격의 해석이다. 따라서 주상절리대가 보이는 곳에서는 난행이 일고 음행이 날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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