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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산기

제목 그다지 멀지 않은 소래산마애여래입상
작성자 박상근 등록일 2006-12-13 조회수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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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시흥과 인천의 경계지점에 우뚝 솟아오른 산이 소래산이다. 부근이 바닷가라는 것을 감안하면 299.4미터의 소래산은 제법 높은 산이고 정상은 멀리서 보아도 바위들이 돌출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소래산에 국가 보물 제1324호로 지정된 마애상이 있다. 행정구역상 시흥시 대야동 산140-3번지다. 제2경인고속도로 시흥 나들목에서 국도로 나와 월곶방향으로 가다가 우측으로 뾰족한 산이 소래산이고 이곳에서 소래산 산림욕장이라는 간판이 보이면 바로 따라가야 한다. 길 끝에 소래산 산림욕장이 있고, 이 산림욕장 끝에서 소래산 정상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청룡약수터에서 다시 올라간다. 거리는 약 450미터로 길은 평탄하다. 산길은 산책길에 가까울 정도로 잘 정비되어 있다. 밑에서 볼 때 하얗게 보이는 바위에 마애상이 있다.

마애상(磨崖像)은 소래산 중턱에 위치한 병풍바위(또는 장군바위) 암벽에 선각(線刻)되어 있다. 지금은 암벽이 풍화가 심하여 그 형상을 뚜렷하게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멸이 심하다. 머리에는 연화문(蓮花紋)의 화사한 보관(寶冠)을 쓰고 있는데 그 모습이 특이하다.
이 보관은 위가 좁은 원통형으로 안에 당초문이 장식되어 있다. 원통형의 관을 쓴 보살은 고려시대에 와서 많이 나타나는 형식인데, 그것을 당초문으로 장식한 예는 아직 보고된 예가 없다. 얼굴은 둥근 형상에 눈, 코, 입이 부리부리할 정도로 큼직하게 표현되어 있다. 고려시대의 불상이 대체로 얼굴에 있어서 표현주의적인 경향이 강하다. 양쪽 귀는 유난히 길게 늘어져 있으며 목에는 삼도(三道)가 둘러 있어 자못 근엄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또 양쪽 어깨에 걸친 천의(天衣)는 동체(胴體)를 휘감았는데 가슴 밑에는 결대(結帶)가 있고, 그 밑으로는 큼직한 활과 같이 굽은 형상을 그리면서 발목까지 유려(流麗)하게 흘러내렸다. 한편 수인(手印)은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내장(內掌)하였으며, 왼손은 오른 팔꿈치 부근에서 상장(上掌)하였다. 발은 연화대좌 위에 양쪽으로 벌린 자세를 취하였다. 유려한 음각선으로 거대하고 부리부리한 마애상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처럼 선각으로 거대한 상을 조각한 것은 고려시대에 유행하였다. 이 마애상의 규모는 높이 14m, 보관 높이 1.8m, 발길이 1.24m, 발톱길이 15cm, 귀 1.27m, 눈크기 50cm, 입크기 43cm, 머리높이 3.5m, 어깨너비 3.75m의 거불(巨佛)로 우리 나라 석불조각에 있어서 최대에 속한다.
이 마애상은 1988년에 시흥군지편찬위원회 주관으로 명지대박물관에 탁본을 의뢰하여 이 해 7월 1일~7월 31일까지 연 인원 100여 명이 동원되었으며, 이해 9월 14일에 제24회 서울올림픽 성화가 통과되는 신천동 구 신라예식장 건물 벽면에 전시하여 내외에 널리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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