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사는 도안사 가는 길목에 있는 태고종 사찰이다. 어느모로 보나 아주 작은 사찰로 어느곳에서나 볼 수 잇는 사찰이다. 대웅전과 요사채 하나가 전체적인 규모를 이루고 있다. 사찰의 규모가 반드시 크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은 큰 사찰을 찾기원한다. 그러나 송암사 터는 대찰이 들어설 공간이 아니다. 대개 골짜기에 사찰을 지으면 계곡이 열린 앞을 보고 전각을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송암사는 풍수의 이론에 적합하도록 지어졌다. 배산임수의 법칙에 따라 지어졌는데 좁은 터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골짜기에서 사찰을 지을 때 배산임수에 충실하면 앞에 다른 산에 가리기 때문에 갑갑해진다. 따라서 멀리 주산을 등에 진 형태로 계곡에 지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송암사의 대웅전은 철저하게 산을 등지고 있다. 계곡이 발아래를 스치고 지나가는 정도이지만 복개를 하여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웅전의 뒤를 돌아가 보면 이 사찰을 배치한 장인이나 터를 잡은 사람은 나름대로 뚜렷한 의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대웅전 뒤에는 강한 기맥을 증명하듯 바위로 이루어진 맥이 있다. 작지만 나름대로 기도처로 삼을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사찰이다. 송암사에 들려보면 대웅전과 종각, 그리고 부도 외에도 특이한 비석이 보인다. 일붕 서경보 스님의 시비(詩碑)가 그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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