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푸른 소나무 숲, 모래사장처럼 보이지만 그 위에 자라는 소나무 숲은 한폭의 그림이다. 넓은 호수, 명사십리와 청정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좀처럼 보기 힘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연출하는 화진포호는 축복 받은 땅이다. 이 아름다운 천혜의 경관 속에 우리나라 현대사의 중요한 페이지를 장식한 세 인물의 흔적이 남아있다.
화진포는 조금 멀다. 화진포는 동해안의 최북단에 있어 먼 것이 흠이다. 서울 기준으로 하루가 꼬박 걸린다. 진부령을 넘어 도착한 곳은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초도리, 북방한계선에서 멀지 않은 곳이다. 화진포는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남북 분단의 흔적을 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 증거가 바로 이승만 별장과 김일성 별장이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머물렀던 이승만 별장은 1954년 신축한 후 1961년 폐허가되어 철거되었으나, 1999년 7월 육군에서 본래의 모습대로 신축 복원하여 이승만 초대대통령 유가족들로부터 유품 53점을 기증 받아 전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별장에는 집무실, 침실, 응접실 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특히 당시 사용하던 놋그릇세트, 침대, 화장대, 낚시도구, 두루마기 등 진품이 그대로 전시돼 탐방객들의 눈길을 끈다. 이승만 별장은 눈으로 보아 대략 20여평 정도이다. 그나마 풍수적으로는 기맥을 타고 있으며 배산임수를 이루고 있어 격이 크게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붕이 평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풍수적으로는 좋지않다. 지붕은 하늘의 기운을 가두는 것이니, 비록 별장이라 하지만 귀(貴)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말년운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이승만 대통령이다. 반드시 이 별장이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면 억지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풍수적으로는 권하고 싶은 곳이 아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별장은 하나의 건축작품으로서의 건축물로 다루어지기 보다는 역사의 한 과정으로 보존할 가치 있는 유산이다. 풍수적으로 따지는 것도 무리가 있을지 모른다.
살펴 보아야 할 것은 현재의 별장보다 새로 짓고있는 별장 뒤 건물이다. 새로 보수하고 있다고 하는데 안내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원래 별장터라고 한다. 그곳은 혈이 있음직한 곳이다. 가능한 원래의 모습으로 지어졌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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