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각이 좋은 극락사
극락사는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양벌리 825번지에 있으며 조계종에 소속되어 있는 사찰이다. 극락사 주위에 중부고속도로가 있다. 극락사는 백마산을 주산으로 삼고 있는데, 500여m 정도의 그다지 높지 않은 산이다. 일반인들에게 그리 널리 알려진 산은 아니지만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런 산이다. 높지 않다고 해서 험하지 않은 산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높지 않으나 그 능선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수많은 등산로가 개발되어 있는 것이 이 산의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산 안에 극락사가 있다. 그리 넓은 곳은 아니어도 몇 채의 불전이 도란도란 모여 절을 이룰 정도의 땅이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극락보전과 삼성각, 범종각, 그리고 몇 채의 요사가 각기 조화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다. 수많은 나무와 더불어 건물의 일부가 보이기도 하고 나무 뒤에 숨어 가려지기도 하면서 각 전각이 모습을 한껏 드러내는 일은 자재하고 있다.
극락사는 다른 유명 사찰과 같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거나 수많은 불전을 자랑하는 그런 사찰은 아니다. 역사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며, 불전으로 말하자면 극락보전과 삼성각 밖에 만들어져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넉넉함이 느껴지는 사찰, 정감이 가는 사찰이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 않으나 역사가 느껴지며, 많은 불전을 갖추지 않았으나 풍족함을 보이고 있는 그런 사찰이다.
극락사의 역사는 사찰 입구에 전하는 재성니(在星尼) 공덕비를 통해 알 수 있다. 재성스님은 1943년 수원 용주사에서 수계를 받고 그해에 이곳 극락사 땅을 매입해 사찰을 창건했다. 창건 이전 이곳은 권두정이라는 대처스님이 2간의 초가집을 짓고 약사여래와 지장보살을 모셨던 작은 암자였다고 한다.
극락보전 왼편 자그마한 불전이 삼성각이다. 극락사 창건 당시에는 이 건물이 주불전으로 이용되었으며, 창건 당시 남한산성의 어느 절에서 목조부재를 구입해 옮겨지었다고 전한다. 현재는 삼성각이라고 현판을 달고 있다. 삼성각은 칠성, 독성, 산신을 모신 건물을 말한다. 극락사의 삼성각 역시 칠성, 독성, 산신의 불화를 봉안하고 이 신들에게 예불을 드리고 있다. 그런데 극락사의 삼성각은 나한전에서 모시는 16나한 역시 봉안되어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삼성각의 중앙에는 좌우로 긴 불단을 조성하고 이 불단위에 16나한상을 모셨다. 또한 16나한상 뒤로는 최근에 조성한 나한도가 봉안되어 있다. 칠성, 독성, 산신탱을 봉안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으로는 중앙에 칠성탱을 봉안하는데 반해, 극락사 삼성각의 경우는 중앙에 나한이 위치한 관계로 중앙에 있어야할 칠성탱이 서측벽면에 옮겨 봉안되었다. 나한도 왼편으로는 산신탱이 봉안되었고, 오른편으로 독성탱이 봉안되어 있다. 뒤로 돌아가 보면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산자락 앞으로 바위로 이루어진 석맥이 돌출되어 있다. 이 석맥의 끝에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어 강한 기맥을 느낄 수 있다. 극락사에서 기도처로서는 가장 좋은 곳이다. 한 모퉁이에는 재성니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특히 눈여겨 보이는 것은 그다지 넓지 않은 와우혈 지세에 마치 비단을 펼치듯 좌우로 길게 지어진 당우들이다. 전형적인 와우형 지세다.
일부 자료에 의승사찰이라는 말이 나온다. 의승사찰이란 승병이 거주하던 사찰이라는 말이 된다. 의승이 거주하였다는 것은 호국사찰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극락사는 남한산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624년 외적을 막기 위해 동원된 의승(義僧)들의 거처로 남한산성 내에 장경사(長慶寺)를 으뜸인 수사찰로 하여 많은 사찰들이 건립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극락사이다. 의승사찰은 임진왜란 때 새로 건립된 것이 있고 기존 사찰을 활용한 것이 있다. 극락사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알 수 없으나 전하는 말에 따르면 임진왜란 이전인 고려 말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極樂堂前滿月容(극락당전만월용) 극락당 앞에 보름달 같은 부처님 모습 玉毫金色照虛空(옥호금색조허공) 옥호와 금빛 얼굴은 허공을 비추는구나 若人一念稱名號(약인일념칭명호) 만약 사람들이 일념으로 명호를 부른다면 頃刻圓成無量功(경각원성무량공) 잠깐사이에 셀 수 없는 공덕을 이루리라
百年貪物一朝塵(백년탐물일조진) 백년동안 탐한 물건은 하루아침에 티끌이며 三日修心千載寶(삼일수심천재보) 삼일간 마음을 닦는 것은 천년의 보배로다
聞鐘聲煩惱斷(문종성번뇌단) 종소리를 들으면 번뇌가 끊어지고 智慧長菩提生(지혜장보리생) 지혜는 자라나 보리심을 발한다 離地獄出三界(리지옥출삼계) 지옥을 벗어나 삼계로 나와 願成佛度衆生(원성불도중생) 원컨대 성불해 중생을 구하소서 松巖隱跡經千劫(송암은적경천겁) 소나무, 바위에 숨은 자취는 천겁을 지내고 生界潛形入四維(생계잠형입사유) 생계에 형체를 숨긴 채 사방으로 들어오네 隨緣赴感澄潭月(수연부감징담월) 인연 따라 감응함은 맑은 못에 달 비친 듯 空界循環濟有情(공계순환제유정) 공계을 돌고 돌며 중생을 제도하시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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