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분지는 울릉도 성인봉의 화산폭발 당시 생겨난 움푹 파인 분지이다. 울릉도 자생꽃인 섬말나리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성인봉의 첫번째 폭발로 나리분지가 생겼고, 2차 폭발로 알봉이 만들어졌다. 나리분지와 이 곳을 합친 규모는 100만평 정도. 하지만 울릉도 해안지역에서는 나리분지를 볼 수 없다. 나리분지에서도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대신 독특한 풍광을 선사한다. 울릉도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식물을 구경할 수 있는 살아있는 식물원이다. 너와집, 투막집 등 주민들 삶의 터전이 보존돼있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동서 약 1.5km, 남북 약 2km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로 성인봉 북쪽의 칼데라화구가 함몰하여 형성된 화구원이다. 그 안에 분출한 알봉(538m)과 알봉에서 흘러내린 용암에 의해 다시 두개의 화구원으로 분리되어 북동쪽에는 나리마을, 남서쪽에는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알봉마을이 있다. 우산국 때부터 사람이 살았으나 조선조에 이르러 공도정책으로 수백년동안 비워오다가 고종 때 개척령에 따라 개척민들이 이곳에 왔다. 옛날부터 정주한 사람들이 섬말나리뿌리를 캐어먹고 연명하였다고 하여 나리골이라 부른다. 개척당시 울릉도 제1의 집단부락이였다. 이 나리분지에는 섬백리향 군락(群落)이 있다. 육지 높은산에 나는 백리향을 닮았으나 잎과 꽃이 크고 울릉도에서만 자생하여 섬백리향 이라 한다. 넝쿨을 이루어 번식하며 그 향기가 100리까지 갈정도라고 한다. 옛날 사람들이 이 꽃향기로 방향을 알았다고도 한다.
울릉도에서 특이한 집이라면 투막집과 너와집이다. 울릉도의 흙냄새. 나무냄새가 물씬 풍기는 향수 어린 집으로 부족하지 않다. 개척민들의 전통 주거양식으로 육지에서는 이를 귀틀집. 또는 너와집으로 부른다. 투막집은 섬에서 많이 나는 솔송나무와 너도 밤나무를 우물정자 모양으로 쌓고 틈은 흙으로 메워 자체온습도 조절이 가능하며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은 따뜻한 것이 특징이다. 나리분지에 너와집 1곽, 투막집 4곽을 도지정 문화재로 보호하고 있다. 투막집은 이중의 벽을 하고 있다. 나리분지는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 바람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이처럼 이중의 벽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나리분지가 겨울철에 매우 춥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삶의 현장이 바로 일정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지혜로 이루어진 것이며 문화가 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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