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에는 총 4기의 고려시대 왕릉이 있다. 그중 가릉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양도면 조산리 산16-2번지에 있다. 양도면 마을에서 조산리, 즉 길상면 방향으로 약 1킬로만 가면 좌측으로 가릉을 알리는 간판이 나타난다.
부근에는 탑재 3거리가 있다. 이곳의 마을 이름은 공숙이고 가릉이 자리한 곳은 능안마을이다. 간판을 보고 따라 들어가면 좁은 시멘트 길이 마을을 가로지른다. 이 길을 타고 끝까지 가면 시멘트 도로가 끝나고 산으로 오르는 비포장 도로가 나타난다. 이 길로 100미터를 가지 못해 정면에 가릉이 보인다. 강화도에 있는 여러개의 왕릉중에서 가장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이 릉은 고려 제24대 원종(재위:1259∼1274)왕비 순경태후의 릉이다. 순경태후는 장익공 김약선의 딸로서 고종 22년(1235) 원종이 태자로 책봉되자 태자비(妃)가 되었으며 그 다음해에 충렬왕을 낳았다. 고종 31년(1244)경에 사망하여 이곳에 안장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원종 3년(1262)에 정순왕후에 추봉되고 1274년 충렬왕이 즉위하자 순경태후로 추존되었다. 봉분은 붕괴되고 석조물은 파괴되어 없어진 채 폐허가 되었던 것을 1974년 강화군에서 보수.정화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강화도에 자리한 고려왕릉의 특징은 풍수와 그다지 관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긴 모습과 위치적으로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배치적 묘미는 비슷하다. 즉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가릉도 석축으로 둘러싸여 있는 모습이라든지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만든 것은 특이하게 보이지만 평평한 기맥에 묘를 배치했다는 특징은 같다. 즉, 혈도 아니고 당판도 이루어지지 않은 넓은 기맥에 묘를 쓰고 있다. 능선이 넓다는 것은 기맥이 분산되고 흐트러지거나 노년기 산을 의미하는 것이다. 망해가는 고려의 모습을 보여주는 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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