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통사는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 산 12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곳은 고사찰의 유적지로서 원통폭포 바로 위에 있어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1944년 정임순(鄭任順) 여사가 이곳에 초막을 치고 기도를 시작한 것이 지금의 원통사를 창건한 시초였으나 6.25를 당해 소실되고 1960년에 다시 복원하여 1965년에 대웅전을 건립하였으며 1967년에 조계종단(曹溪宗團)에 입적했다.
포천은 대규모 사찰은 드믄 편이다. 다만 작은 규모의 사찰들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관산을 떠나면 소규모의 사찰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래도록 역사를 유지한 사찰이 있음을 무시할 수 없으며 역사가 짧다고 해도 좋은 입지를 가진 사찰도 적지 않다.
일동 교차로를 나오면 신기산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다시 우회전하여 화현면 쪽으로 1.3㎞ 가량 가면 일동레이크골프클럽이 나온다. 원통사는 이 골프장 안을 통과해야 갈 수 있으므로 정문에서 원통사에 간다고 해야 한다. 골프장 정문을 통과하여 안으로 1㎞ 가량 들어가면 골프클럽의 클럽하우스 주차장이 나온다. 여기서 다시 주차장 끝에 나 있는 작은 길을 따라 800m 정도 더 가면 원통사에 닿는다.
입구가 잘 보이지 않아 착각할 수가 있다. 입구에는 바위의 모습이 두드러지고 인공적인 물웅덩이가 있다. 애초에는 이곳에 낙차가 큰 폭포가 있었는데 지금은 골프장의 개발로 인해 그 모습이 사라져 버렸다.
우리나라에는 원통사(圓通寺)라는 이름의 사찰들이 많이 있다. “원통(圓通)”이라는 말은 ‘관음보살의 자비가 두루 통하지 않는 곳이 없다’는 뜻으로, 이러한 이름을 가진 사찰들은 대개 다른 부처님보다 관음보살을 주존(主尊)으로 모신다. 관음보살은 늘 세상의 소리를 들으며 중생들의 발원이 있으면 어느 곳이든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배푸는 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들에게 있어 다른 불 ·보살과는 달리 가장 친숙한 보살이다.
포천시 일동레이크골프클럽 내부에 자리한 원통사는 관음보살을 모신 “관음전”이 중심 법당이다. 특이한 것은 내부에는 관음보살을 3위(位)나 봉안하여 예경하고 있다. 좌우로 작은 규모의 보살상을 모시고 중앙에는 조금 큰 보살상을 모시고 있다. 비록 조성년대가 오래 되지는 않은 보살상이지만 관음보살의 자비로운 가피력을 기원하는 범부들에게 있어 소중한 존상이 아닐 수 없다.
사찰 입구에는 작은 폭포가 있었는데, 이름이 사찰과 같은 “원통”이다. 오래전 누군가가 짓고 써 놓았을 폭포의 이름은 암벽에 음각되어 있어 흐릿한 사찰의 역사만큼이나 흐릿하다. 그러나 지금은 골프장 공사로 인해 폭포의 모습은 사라지고 대신 사찰 앞으로 흐르는 개울의 물소리만 처량하다.
원통사의 모습은 절과는 약간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 좁은 골짜기에 잡다한 건물이 들어서 있다. 그와 같은 이유로 원통사의 역사성은 흐려졌다. 누가 보아도 옛 흔적은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통사는 500여년 이상 된 역사를 가진 사찰이다. 하지만 구름처럼 흘러가는 세월 속에 아득한 과거는 묻혀버리고, 근래 60여년의 역사만이 빛을 밝히고 있을 따름이다.
겉으로 보아 관음사는 일반 사찰에 비교해 노후하고 퇴락한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전통적인 당우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주불전인 관음전은 근래에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이다. 건물의 정면에는 관음전(觀音殿)이라는 편액을 달았으며, 벽면에는 화려한 단청과 아울러 나한과 관음보살 벽화를 그려 장엄하였다. 내부에는 중앙에 관음보살을 주존으로 하여 모셨는데, 좌우에도 각각 1구(軀)씩 관음보살상을 모셔두었다. 그리고 불화로는 아미타후불탱과 신중탱, 칠성탱, 산신탱을 봉안하였는데 모두 근래에 조성한 것이다.
관음전 왼쪽에 자리한 전각은 예전에는 산신각으로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지장보살을 봉안하고 각종 제사를 올리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건물은 목조에 슬레이트 맞배지붕이며, 바깥 벽면에 산수도를 그려 장엄하였다. 내부에는 30cm 크기의 지장보살좌상을 봉안하고, 영단을 마련해 두었다. 그리고 벽면에는 죄를 지은 사람이 화탕지옥에서 벌을 받는 모습을 그려 일깨워 주고 있다. 배산임수의 법칙에서 어긋나지 않았으며 바위의 맥을 타고 있어 기가 강한 곳이다.
원통사는 나름의 노력과 입지적인 이유로 전통사찰로 지정되었다. 지금도 전통사찰로 지정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당우를 지을 수 있는 지원이 이루어졌으나 주변의 여건과 비협조로 이루어지지 못함 모양이다. 혹은 소문일 수도 있으나 현재의 모습으로 보아서는 매우 궁협하고 사찰의 면모를 회복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따라서 주변에 사찰을 옮길 수 있는 부지를 찾고 있다 하니, 나중에는 이곳에서 원통사를 찾을 수 없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원통사는 매우 좁은 터에 자리하고 있다. 계곡에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좁은 터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좋은 기도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배산임수의 법칙에 따라 배치했으며 기맥을 따라 맺혀진 응결지에 기도처를 마련해 두었다. 관음전에서 오른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돌을 모아 탑을 쌓아놓은 곳이 있다. 이곳의 산비탈에는 각진 바위가 있는데 그곳에 약사여래좌상이 모셔져 있다. 근래에 조성된 약사여래상은 왼손에 약합을 들고 앉아 있는 모습인데, 이 불상 앞에서 기도를 하여 병을 치유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매우 기가 강한 곳으로 상부는 응결을 이루었다. 기도란 동기감응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므로 좋은 기도처이다.
특히 눈에 뜨이는 것은 하수사(下水沙)이다. 흔히 수구사(水口沙)로 불리기도 하는 사격이다. 과거에는 폭포가 있었던 곳이나 지금은 물웅덩이다. 이 곳은 원통사의 입구이기도 하다. 이 곳을 벗어나면 전망이 트이는 곳으로 교쇄와는 거리가 멀어진다. 입구의 바위는 수구를 막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격이다.
안타까운 것은 물이 지나치게 가까이 있어 물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물소리가 들리면 음택과 양택 모두 좋지 않다. 사찰에서 들리는 물소리는 청아하여 좋다는 의견도 있으나 양택의 기준으로는 추천할 만한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것은 원통사가 언제까지 이곳에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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